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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3000억 상생기금” 택시 웃돈호출도 없앤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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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 카카오]

최근 거침없는 사업 확장으로 ‘갑질 플랫폼’이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카카오가 일부 사업 철수, 상생기금 마련 등을 담은 상생 방안을 14일 발표했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10년간 추구해 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금융감독위원회의 ‘보험상품 광고는 중개 행위’란 지적을 시작으로 ‘갑질 플랫폼’ 논란이 불거진 지 일주일 만이다.

카카오는 13~14일 주요 계열사 대표 전체회의를 열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플랫폼 종사자, 소상공인 등 파트너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5년간 상생기금 300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소유하고 가족이 경영하는 투자전문업체 ‘케이큐브홀딩스’는 미래 교육·인재 양성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한다. 또 ‘골목상권 논란’ 사업은 정리·철수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카카오 상생 방안 주요 내용

카카오 상생 방안 주요 내용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비판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선 ‘택시’사업은 수수료 개편 방안을 내놓았다. 아직 뿌리내리지 않은 사업(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은 단계적으로 철수한다. ‘택시 빨리 잡으려면 돈 더 내야 하는’ 스마트호출 서비스는 폐지하고, 가입 택시기사에게 배차 혜택을 주는 멤버십 요금은 9만9000원(9월까지 할인가 5만9000원 적용)에서 3만9000원으로 내린다. 지난달 ‘1577 대리운전’을 인수해 덩치를 키운 대리운전 사업도 수수료를 조정(20% 고정→ 0~20% 변동제)한다.

카카오모빌리티 외에 다른 플랫폼의 사업 철수 등은 연말까지 검토해 세부 계획안을 내놓기로 했다. 카카오헤어샵이나 음식 주문 서비스 등 골목상권이라 불리는 분야가 철수 검토 대상이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 온 기업에 미칠 사업적 영향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사업을 축소해 나갈 예정이다.

김 의장은 “카카오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잡음이 많았던 케이큐브홀딩스는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다. 이 회사에 대해 공정위는 ‘계열사 누락 등 공시 위반’ 혐의로 지난 7일 조사를 시작했다. 김 의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는 지분 10.59%를 가진 카카오 2대 주주다. 투자 외에 특별한 기업활동이 없어 김 의장의 카카오 지배력 확보를 위한 지주사란 의혹이 있었다. 김 의장 아내와 아들, 딸이 근무해 ‘경영권 승계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기다 공정위 조사까지 이뤄지며 김 의장의 자녀들은 최근 퇴사했다.

업계에선 “김 의장의 개인회사라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며 늘 선을 긋던 카카오가 상생안에 케이큐브홀딩스의 ‘사회적기업’ 전환을 포함한 건 재산 절반(5조원) 기부를 약속한 김 의장까지 ‘재벌과 똑같다’는 비난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는 전날보다 0.40% 떨어진 12만4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후 1시20분쯤에는 주가가 11만8000원까지 하락해 12만원 선을 내주기도 했다. 카카오 주가가 12만원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5월 27일(저가 11만9500원) 이후 넉 달 만이다. 7일(종가 기준) 카카오 시가총액은 68조4890억원에서 14일 55조1790억원으로 약 13조3100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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