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설

대장동 의혹, 폭로자와 대상자 모두 근거 밝혀야

중앙일보

입력 2021.09.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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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의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특혜 의혹에 관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1.9.14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의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특혜 의혹에 관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1.9.14 임현동 기자

야당, 이재명 상대로 “특정 업체 특혜” 공격

신속히 진상 규명해 네거티브 정쟁 막아야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5년 성남시장 때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성남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대장동 일원 96만8890㎡(약 29만3089평)를 개발하는 1조1500억원 규모의 사업에 참여한 신생 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가 수백억원대 배당금을 받았다는 내용이 의혹의 핵심이다. 특히 화천대유 지분 100%를 가진 김모씨가 올해 퇴사한 언론인이라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김씨는 2014년 이 지사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즉각 수사하라”고 주장하면서 대선후보 간 정쟁으로 번졌다.

이 지사는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인들과 보수언론이 근거 없는 마타도어식 네거티브, 허위사실 유포를 자행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은 지금도 자랑하는 성남시장 시절 최대 치적”이라며 “민간 개발 특혜사업을 막고 5503억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고 주장했다. 특정 업체 특혜나 이 지사의 아들·측근 관련 의혹도 강하게 부인했다. 전직 언론인 김씨 역시 “화천대유 주식을 보유만 했을 뿐 경영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이 지사가 공공·민간 개발로 추진하는 바람에 손해를 봤다”고 항변했다.

이 지사 등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공격의 강도를 높인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까지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 진실이 드러나야 한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한 상태다. 제기된 의문에 대해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 한 쉽게 사그라질 이슈가 아님을 보여준다.

우선 의혹을 제기한 쪽에서 더 정확한 근거나 자료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나온 주장을 아무리 살펴봐도 범죄 혐의 수사에 나서기엔 부족해 보인다”는 전직 고검장의 지적처럼 모든 폭로가 정황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정조사나 공수처 수사를 요구해 온 국민의힘 장기표·장성민 대선 경선 후보는 그 정도 의혹을 제기하려면 뒷받침할 만한 물증이나 관계자 증언을 공개해야 한다. 이런 노력 없이 비난과 주장만 반복하면 대선이 네거티브의 블랙홀로 빨려들 뿐이다.

핵심 인물로 떠오른 전직 언론인 김씨는 기자로 재직하면서 대형 사업에 투자한 사실 등 일반인의 상식으로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을 설명해야 한다. 사업 시작을 앞두고 이 지사 인터뷰를 보도한 것이 우연인지도 명확히 밝혀야 논란의 증폭을 막을 수 있다.

의혹을 제기한 사람과 의혹 당사자 모두 주장의 근거를 내놓은 뒤 수사가 필요한 사항이 드러나면 검찰·경찰·공수처 수사나 국회 국정조사로 신속하게 결론을 내야 한다. 가뜩이나 살기 힘든 시민들 앞에서 날 선 비방전을 질질 끄는 모습은 정치에 대한 혐오만 부추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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