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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내벽을 문화공간으로, 미디어월 콘텐트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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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센터필드 로비에 있는 대형 미디어월. 국내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가운데 해상도가 가장 높다. 김경미 기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센터필드 로비에 있는 대형 미디어월. 국내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가운데 해상도가 가장 높다. 김경미 기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대형 복합건물 센터필드. 1층 로비에 들어서자 가로 42.72m, 세로 6.48m 규모의 거대한 화면에서 화려한 영상이 펼쳐진다. 연결통로를 지나 도착한 사무동 건물 역시 가로 34.08m, 세로 6.48m 크기의 광활한 화면이 출입구를 수놓는다.

건물 외벽이나 옥상, 또는 운동경기장에서 주로 볼 수 있던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이 실내로 들어오고 있다. 디지털 콘텐트 보급이 활성화하며 단순히 정보 제공 용도가 아닌 도심 속 예술 공간의 하나로 전광판을 활용하면서다. 미디어월 또는 디지털 사이니지로 불리는 LED 전광판은 기술 발전에 힘입어 더욱 크고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센터필드에 설치된 미디어월은 전광판 전문업체 삼익전자공업의 작품이다. 픽셀 간격이 2.5㎜에 불과한 고밀도 스크린으로 지금껏 국내에 설치된 LED 전광판 중 가장 해상도가 높다. 조선팰리스·더 트리니티 스파 등 상업 시설이 주로 입주한 웨스트동에는 가로 1만7088, 세로 2592픽셀의 화면이,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이 입주한 이스트동에는 가로 1만3632, 세로 2592픽셀의 화면이 설치됐다. 이들 미디어월의 전체 해상도는 약 7963만 픽셀로 풀 HDTV의 화질인 2K 해상도의 38배에 이른다.

센터필드 미디어월은 제작 완료까지 꼬박 6개월이 걸렸다. 지난해 8월 말 작업을 시작해 올해 2월 준공했다. 삼익전자에 따르면 이는 건물 실내 벽면에 대형 미디어월을 설치한 두 번째 사례다. 앞서 지난 2019년에도 이 회사가 서울 마곡동 ‘더 넥센 유니버시티’에 가로 29.5m, 세로 7m 크기의 미디어월을 설치했다.

실내 벽면에 구축하는 미디어월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출입구의 각진 부분을 따라 일일이 화면을 별도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연길 삼익전자공업 부본부장은 “보행자의 동선을 따라 화면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LED 모듈의 인쇄회로기판(PCB) 크기를 10종 이상 별도로 설계해 벽면에 딱 맞는 크기로 전광판을 부착한다”고 설명했다.

화면은 컴퓨터 모니터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용한다. 대형 화면 전체를 활용할 수도, 스크린을 분할해 사용할 수도 있다. 한쪽에는 입주사 안내 등 정보성 영상을 게시하고, 다른 한쪽에는 스포츠 경기 영상이나 음악회 실황 중계를 전송할 수도 있다. 음향은 별도 스피커를 통해 재생할 수 있다. 다양한 활용도에도 불구하고 실내 미디어월의 보급이 더딘 이유는 기술적 문제와 비싼 가격 때문이다. 센터필드의 경우 미디어월 구축에 약 33억원이 들었다. 하지만 기능적 요소와 심미적 요소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어 수요가 늘고 있다. 대기업 사옥과 신축 건물 중심으로 미디어월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유 부본부장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이 발전하며 영상으로 실제 모습을 완벽히 구현하는 실감형 콘텐트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광화문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현하는 ‘광화시대’ 프로젝트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 ‘디지털 뉴딜 콘텐츠 산업 전략’에서 언급된 주요 사업으로 서울 광화문 일대에 다양한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초대형(가로 81m, 세로 9.3m) 미디어월을 구축하는 ‘광화벽화’프로젝트는 삼익전자가 12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벽을 미디어월로 꾸며 인근을 오가는 시민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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