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수출 가속페달 밟는 XM3, 르노삼성 구원투수 될까

중앙일보

입력 2021.09.1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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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XM3

XM3

임단협을 놓고 극심하게 대립하던 르노삼성 노사가 지난 9일 극적으로 합의서에 서명했다. 최근 소형 SUV인 XM3(사진)의 유럽 수출이 늘면서 르노그룹에서 부산공장의 품질을 인정받은 게 노사 합의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노사 갈등을 종식시킨 XM3, 르노삼성을 살릴 수 있을까. 르노삼성의 이해진 부산공장 제조본부장은 14일 “XM3의 수출이 살아나면서 노사가 큰 힘을 얻었다”며 “노사가 화합해 18만대 이상 생산 체제만 갖춘다면 고용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2년 치 임단협을 타결하기까지 강대강으로 대치했다. 지난봄에 노조는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회사는 직장 폐쇄로 맞섰다. 핵심 쟁점은 2018년 이후 이어진 기본급 동결이었다. 사실 르노삼성의 노사 간 갈등이 심화한 건 2014년 이후 부산공장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 지난해 3월부터다. 부산공장은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북미에 50만대 이상의 로그를 수출했지만, 로그 물량이 사라지며 지난해 800억원 적자를 냈다. 직원들의 고용 불안감도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부산공장에서 개발해 출시한 XM3는 반전의 계기가 됐다. 올해(1~8월) XM3의 유럽 수출만 2만8712대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 지역을 28개국으로 확대한 지난 6월 이후 물량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국내에 없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 것도 주효했다. 하이브리드 가격은 2만5300유로~2만9900유로(약 4100만원)로 가솔린 모델보다 30%가량 높다.

이 본부장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만 있던 ‘패스트백(지붕에서 후면까지 하나의 라인으로 연결)’ 디자인, 다임러와 공동 개발한 엔진 등 유럽 소비자가 선호할만한 요소를 갖췄다”며 “최근 수출이 늘고 있어 올해 목표를 7만대로 잡았다. 생산 차질만 없다면 내년 10만대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10만대는 닛산 로그의 수출이 한창 잘될 때와 비슷한 수치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XM3 한 차종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XM3 수출이 늘고 있고 이익잉여금이 남아 있지만, 후속 신차나 전기차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 이해진 본부장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영향으로 부산공장 부품 중 수입품 비중이 그룹 내 다른 공장보다 높다. 인건비도 여전히 높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R&D·구매·제조 등 전사적 원가절감을 통해 경쟁 우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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