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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가 사랑한 이중섭…‘섶섬이 보이는 풍경’ 70년 만에 제주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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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이중섭작 ‘섶섬이 보이는 풍경’. [사진 서귀포시]

이중섭작 ‘섶섬이 보이는 풍경’. [사진 서귀포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소장했던 화가 이중섭(1916~1956) 그림이 제주에서 공개된다. 제주 서귀포시는 “지난 5일 개막한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특별전-70년 만의 서귀포 귀향’ 전시가 내년 3월 6일까지 6개월간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에서 열린다”고 14일 밝혔다. 서귀포시에 기증된 작품이 한데 모여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이 회장 유족에게 기증받은 유화 6점과 수채화 1점, 은지화 2점, 엽서화 3점 등 12점이 공개된다. 이중섭미술관은 기증받은 원화 12점을 포함해 모두 60점의 이중섭 원화 작품을 소장하게 됐다. 이 회장은 생전에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었으며, 특히 이중섭 작품에 관심이 많았다. 이중섭미술관에 기증된 12점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작품 중 이중섭 작품이 총 104점에 이를 정도다.

이중섭이 제주 서귀포에 머물렀던 기간은 1951년 1월에서 같은 해 12월까지 약 11개월간이다. 그의 나이 35살 때였다. 6·25 전쟁이 발발해 전국을 떠돌며 피난생활을 이어가는 중 가족과 함께 제주를 찾아 작품활동을 이어갔다.

서귀포시에 기증한 작품 12점 가운데 1951년 작 ‘섶섬이 보이는 풍경’은 서귀포에서 피난생활을 하면서 풍광을 담은 작품이다. 서귀포와 인연이 담긴 작품이 그려진 지 70여 년이 지난 현재도 이중섭미술관 전망대에 오르면 그림 속 풍광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해변의 가족’(1950년대), ‘아이들과 끈’(1955) 등의 작품은 서귀포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타지에서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서귀포시는 이번 작품 공개와 함께 이중섭의 삶과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도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의 전시와 해설 영상물을 따로 제작해 온라인 전시도 추진한다.

전시 외에도 서귀포 예술의전당에서는 이중섭 창작뮤지컬(9월 16~18일)과 오페라(10월 1~2일)를 무대에 올린다. 이중섭 미술제는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이중섭공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이건희 컬렉션을 조명하는 이중섭 세미나는 오는 10월14일 서귀포 칼호텔에서 열린다.

한편 서귀포시는 350억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이중섭미술관 시설을 새로 짓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토지 매입과 설계 공모를 추진해 2023년 1월부터는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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