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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FDA 과학자들 “일반인은 부스터샷 필요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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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반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스터샷을 접종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전문가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과학자들이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이 같은 내용의 전문가 리뷰를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매리언 그루버 FDA 백신연구심의실장 등 18명의 과학자는 리뷰에서 “현재까지 나온 증거로는 일반 대중에 대한 부스터샷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대유행의 현 단계에서는 대규모 부스터샷 접종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후 몇 달이 지나 항체가 줄어도 면역계가 이를 기억하고 있어 향후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다시 면역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부스터샷은 2회 접종만으로 충분한 면역반응을 생성하지 못하는 일부 대상자에 한정해야 한다. 부스터샷 접종을 너무 서두르거나 광범위하게 도입할 경우 심근염 등 백신 이상 반응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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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감염병 분야 권위자인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8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상 강연에서 “개인적으로 일반 성인의 경우 2회 접종만으로도 기초 접종은 충분하다. 몸속에 있는 기억세포(memory cell)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는 “백신 접종 혹은 자연 감염 후 시간이 지나면 중화항체(감염을 막는 항체) 값은 떨어지지만 기억세포는 오래도록 남아있을 수 있다. 천연두 백신 접종자를 추적한 결과 50년 후까지, 스페인독감 환자의 경우 90년 후까지도 기억세포가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2회 접종을 마쳤다면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중증 질환으로 가는 건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오 교수 역시 면역 저하 환자의 경우 3차 접종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가난한 국가의 더 많은 사람이 보호받을 수 있을 때까지 부스터샷 접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8일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 사이의 심각한 백신 불평등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며 “적어도 올해 말까지 부스터샷 모라토리엄(유예)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방역 당국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기본 접종 완료 6개월 이후부터 부스터샷을 시행하라”고 권고했고, 방역 당국은 요양병원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4분기 부스터샷 접종 계획을 수립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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