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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 참사’ 비리 핵심…뒷돈 의혹 문흥식 구속

중앙일보

입력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11일 오후 기자 질문에 답변 없이 광주 서부경찰서 광역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11일 오후 기자 질문에 답변 없이 광주 서부경찰서 광역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자 17명의 붕괴사고를 낸 광주광역시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의 철거업체 선정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문흥식(61)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구속됐다.

광주지법 형사2단독 박민우 영장전담판사는 14일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변호사법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문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전 회장은 이날 오전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문흥식, 철거공사 계약 대가 금품 받은 혐의 

문 회장은 브로커 이모(74)씨와 함께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5차례에 걸쳐 광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철거공사 계약을 맺게 해주는 대가로 업체 6곳으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아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사고 나흘 뒤인 지난 6월 1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경찰은 하루 뒤인 문 회장을 입건했지만, 그가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문 전 회장은 여행비자 만료(90일)를 앞둔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 경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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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문 전 회장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다단계식 불법 하도급과 공사 단가 하락에 따른 부실 공사 등의 비리를 규명하는 중요한 ‘연결 고리’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재개발 비리와 업체 선정 분야에서 문 전 회장을 포함해 조합 관계자와 공사 수주업체 관계자 등 모두 18명을 입건(1명 구속)해 조사 중이다.

경찰, 수주업체-브로커간 금품 수수정황 확인 

앞서 경찰은 공사 수주업체와 브로커들 사이에 금품이 오가고, 입찰 담합 등 불법 행위가 이뤄진 정황도 확인했다. 문 전 회장과 함께 업체 선정 알선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브로커 이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7월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이씨는 받은 돈 일부를 본인이 챙기고 일부는 문 전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 전 회장은 재개발사업 등 각종 이권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그가 조직폭력배 출신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문 전 회장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2007년 재개발·재건축 대행업 회사를 설립했고, 지난 6월 경찰 수사 착수 당시 그의 아내가 대표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월 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연합뉴스

지난 6월 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연합뉴스

한편 지난 6월 9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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