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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범죄규명 법무장관 일, 尹 핵심 수사대상"…野 반발 일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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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정치적 중립을 잃었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범죄에 대한 진상규명도 법무부 장관의 일”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핵심적 수사 대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를 직무 정지하고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질의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다”고도 했다.

‘고발 사주’ 의혹이란 윤 전 총장이 재직 시절인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통해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전날 제보자 조성은(33)씨의 텔레그램 캡처 화면상 ‘손 준성 보냄’ 속 ‘손 준성’이 손 검사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주장을 들어 공세를 폈고, 박 장관은 “그렇게 봐도 무리가 없겠다”라고 호응하기도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범계 “尹은 핵심 수사 대상…검찰의 사찰 있었을 것”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은 현재 대검 감찰부(부장 한동수)와 독립 수사기관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3부(부장 최석규)가 각각 진상조사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박범계 장관은 해당 의혹 사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박 장관은 이날 법사위에서 “아직 감찰 단계인데 윤 전 총장이 핵심적 수사 대상이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게 가능하냐”(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는 질문에 “제 논리에 의하면 가능한 일이다. 규명해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고, 김남국 민주당 의원과 문답 과정에선 “고발장 내용을 보면 (검찰의) 사찰 내지는 정보 수집이 있었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발장 등을) 검사 손준성이 보낸 거로 봐도 되냐”(박주민 민주당 의원)는 물음엔 “무리가 없겠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손 검사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수차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본건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고발장 및 첨부 자료를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사실이 결코 없다. 저로서도 어떤 경위로 이와 같은 의혹이 발생됐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부인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野 “정치적 중립 어디 갔나”…與 “진상규명이 더 중요” 

박 장관은 정치적 중립을 잃었다고 지적하는 야당 의원과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박 장관은 전날 대정부질의에서 이 사건 관련 ‘포렌식 이후에도 증거가 안 나왔느냐’는 질문을 받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했다. 윤 전 총장과 손 검사가 특별한 관계라는 발언도 계속 뿌리고 다닌다”며 “그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법무부 장관의 표현이 맞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범죄에 대한 진상규명도 법무부 장관이 해야 할 일”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윤 의원이 “진상규명은 수사기관에서 하는 것”이라고 반박하자, 박 장관은 “그 수사기관에 대한 지휘권은 제게 있다”고 맞받았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범죄 앞에서는 정치적 중립이 아니라 진실이 중요하다”며 박 장관을 감쌌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세계일보가 윤 전 총장 재직 시절 대검이 윤 전 총장의 장모 관련 의혹에 대한 대응 문건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보도한 데 대해서도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대검에서 작성한 건 맞느냐”는 박주민 의원의 물음엔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정황들이 소위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말하는 ‘레드팀 보고서’라는 게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출처가 대검이란 점을 인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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