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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이상반응 인과성 평가는...시간적 선후만으론 판단 어려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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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자료사진. 뉴스1

백신 접종 자료사진. 뉴스1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다음 날 요로감염이 진단됐다면 백신이 원인일까.”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마련한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설명회에서 ‘백신 접종→특정 질환 발생’의 시간적 순서만으론 인과성을 의미하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이렇게 반문했다.

백신 접종 후 교통사고 일어났다면 

최 교수는 “요로감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장 속 균이 요로를 가며 염증을 만든 것이다. 백신을 맞았다고 걸리는 게 아니다. 시간적 인과관계일 뿐”이라며 “백신 접종 후 교통사고가 일어났다고 백신을 원인으로 보진 않지 않냐. 요로감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증상이나 질환 중 인과성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며 “평가는 시간적 관계 외 통계적으로 중요한 관련성, 다양한 연구에서의 동일한 결과 등이 더해져 이뤄진다. 이상반응에 대해 인과성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의 경우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백신의 주요 이상반응인데 접종초기엔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었다. 인과성이 밝혀지려면 복잡한 기전(機轉·병의 변화과정)의 확인도 중요하나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해야 한다.

병원 중환자실 자료사진. 연합뉴스

병원 중환자실 자료사진. 연합뉴스

"백신은 독이 아니다" 

이상반응은 코로나19 백신 자체가 유발하기보단 개인의 면역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날 설명회에 함께 참석한 강동윤 서울대병원 약물안전센터 교수는 “접종 후 나타나는 발열, 근육통 등은 예측 가능한 이상반응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백신은 독이 아니다. 치명적 이상반응은 백신 접종 의도와 무관하게 분자 구조상으로 면역계에서 적으로 오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일각에서 백신 구성물질인 폴리에틸렌글리콜(PEG), 첨가제 폴리소베이트 80(PS 80)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주장에 대해 문제 될 확률이 낮다고 밝혔다.

정부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의료비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현재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조은희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코로나19 백신이 새로운 플랫폼인 데다 길랑 바레 증후군처럼 이상반응인정 범위도 계속 변하고 있다”며“인과성 여부 발표는 한번 결정하고끝나는 게 아니다. 앞으로의 연구·조사결과 따라 바뀔 수 있다. 이에 지원 대상을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염진통제가 심근염 예방? 

이날 설명회에서는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나 소장 괴사 등으로 사망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혈액학회는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이 백혈병을 유발한다는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백신 접종 후 단기간 내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건 기존의 이론과 일치하지 않는다면서다. 하지만 나중에 과학적 근거가 뒤밧침되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장괴사와 백신 접종간 인과성 역시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화이자와 모더나와 같은 mRNA(전령 RNA) 방식 백신의 경우 접종 후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가 심근·심낭염을 유발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소염진통제인 이부프로펜이 심근·심낭염 치료 목적으로 쓰이다 보니 마치 심근염 등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와전됐다고도 덧붙였다.

또 임신부 접종에 대해서도 코로나19 감염 시 일반 여성보다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위험이 높은 만큼 미국 등에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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