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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FDA "부스터샷 필요없다"…오명돈 "기억세포" 말 맞았나

중앙일보

입력 2021.09.14 17:44

업데이트 2021.09.14 18:26

화이자와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와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보건 전문가들이 일반인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일찍이 부스터샷 접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던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는 “몸 안에 기억세포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성인은 2회 접종만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부스터샷 필요 없어”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 소속의 과학자들이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이같은 내용의 전문가 리뷰를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학자들은 “현재까지 나온 증거로는 일반 대중에 대한 부스터샷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대유행의 현 단계에서는 대규모 부스터샷 접종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글을 쓴 18명의 저자 가운데는 매리언 그루버 FDA 백신연구심의실장과 필립 크로스 부실장, 숨야 스와미나탄 WHO 최고과학자,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 아나 마리아 에나오-레스트레포 WHO 백신연구개발 담당이 포함됐다.

이들은 백신 접종 후 몇 달이 지나도 코로나19 중증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나 항체가 줄어도 면역계가 이를 기억하고 있어 향후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다시 면역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부스터샷은 2회 접종만으로 충분한 면역반응을 생성하지 못하는 일부 대상자들에 한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오히려 부스터샷 접종을 너무 서두르거나 광범위하게 도입할 경우 심근염이나 길랭-바레 증후군 같은 백신 이상반응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명돈 교수 “항체 떨어져도 면역 세포 오래 남아”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이 5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이 5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부스터샷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은 국내에서도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오명돈 교수는 지난 8일 오전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상 강연 중 “3차 접종이 필요한지에 대해 나라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일반 성인의 경우 2회 접종만으로 기초 접종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앞서 세계 보건 전문가들이 말했듯 “몸속에 있는 기억세포(memory cell)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백신 접종 혹은 자연 감염 후 시간이 지나면 중화항체(감염을 막는 항체) 값은 떨어지지만 기억 세포는 오래도록 남아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천연두 백신 접종자를 추적한 결과 50년 후까지, 스페인 독감 환자의 경우 90년 후까지도 기억 세포가 검출됐다며 이 경우 돌파 감염이 되더라도 중증 질환으로 가는 건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 교수 역시 면역 저하 환자의 경우 3차 접종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했다. 또 이는 현재까지 나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낸 결론이라며 앞으로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보건 연구 과학자들 역시 백신으로 생긴 면역 주기가 약해지거나 돌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게 되면 언젠가 추가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WHO “부스터샷 모라토리엄 연말까지 연장해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REUTERS]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REUTERS]

전문가들은 이같은 이유로 부유한 국가 이외에 더 많은 사람이 보호받을 수 있을 때까지 부스터샷 접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WHO 기자회견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 사이의 심각한 백신 불평등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며 적어도 올해 말까지 부스터샷 모라토리엄(유예)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WHO는 백신 공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부스터샷 접종을 9월 말까지 유예해달라고 촉구했는데 이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케이트 오브라이언 WHO 면역백신생물학부 국장은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권고할 설득력 있는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과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다”며 “‘모두가 안전할 때까지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슬로건은 과학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스터샷 접종 필요성 논란에 한국 방역당국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기본 접종 완료 6개월 이후부터 부스터샷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상반기 접종을 마친 요양병원, 요양시설의 입소자와 종사자, 코로나19 확진자 진료병원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4분기부터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당장은 면역이 약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진행하지만 부스터샷 접종을 일반 성인들까지 확대할 지에 대해선 추가적인 검토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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