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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도 카카오·네이버 압박…“출판 생태계 파괴, 시정해야”

중앙일보

입력

대한출판문화협회 전경. 연합뉴스

대한출판문화협회 전경. 연합뉴스

출판계에서 카카오와 네이버의 출판 생태계 파괴 행위를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14일 발표한 ‘카카오와 네이버의 출판 생태계 파괴행위 시정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통해 “막대한 수수료를 창작자에게 떠넘겨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의 ‘갑질’ 행위로 출판 콘텐츠 생태계를 비롯한 문화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출협은 “카카오는 소위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자사의 독점작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마케팅을 추가로 해준다는 명목으로 유통 수수료 20%를 별도로 출판사와 작가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이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결과물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출협은 “게다가 카카오와 네이버는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화’라는 명목으로 영상화 드라마 해외 판권 등 2차 저작권마저 출판사나 작가로부터 강요하다시피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협은 더 큰 문제로 웹소설의 ‘기다리면 무료’라는 마케팅을 문제 삼았다. 노출의 주목도와 빈도로 작품의 판매량이 결정되는 카카오 판매 시스템상 카카오가 원하는 대로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 이상 매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작가와 출판사는 어떠한 대가도 없이 작품을 무료로 풀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의 심사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작가들은 카카오의 자회사 출판사로 몰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나머지 출판사들은 기회조차 잡기 힘든 구조라는 주장이다.

또 카카오가 투자한 출판사와 투자하지 않은 출판사 간의 차별 대우도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투자 여부에 따라 프로모션 심사 기간을 달리 해서 작가들이 카카오 계열 출판사로 몰린다는 것이다.

출협은 카카오가 출판사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기작 등을 보유한 출판사들은 향후 카카오와의 관계를 우려해 카카오의 투자제안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네이버에 대해서도 “카카오에 비해 나은 것은 없다”며 “웹툰화를 명분으로 타 유통사에 유통 중인 원작 웹소설을 내려야 한다는 불공정한 조건을 내걸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출협에 따르면 현재 웹소설 출판사는 약 500여개에 이른다. 이중 5인 이상 고용한 출판사들은 전체의 10%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출협은 “카카오와 네이버의 행위들은 전체 시장을 발전적으로 성장시키는 것도 아니며 건전한 경쟁을 통한 시장확대도 아닌 불공정 행위”라며 “국회와 정부당국은 이들의 불공정 행위와 공정경쟁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과 강력한 대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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