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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은 백신1차 다 맞았는데…12~17세 강제 안한다는 정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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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달 말 서울 서대문구 백신접종센터를 찾은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지나달 말 서울 서대문구 백신접종센터를 찾은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만 12~17세 소아ㆍ청소년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3 수험생처럼 학교 단위로 단체 접종하지 않고, 소아ㆍ청소년 중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기저질환자에게 접종을 권고하기로 했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생에 해당하는 12~17세에 대한 접종은 내달 말 시작될 전망이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14일 출입기자단 설명회에서 “12∼17세 연령층에서는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월등히 크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홍 팀장은 백신을 접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감염ㆍ사망 예방 이득과 위험 비교에 대한 질문에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소아는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접종을 꼭 받아야 한다든지 또는 접종 이득이 크다고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저질환을 가진 소아ㆍ청소년은 감염 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접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 팀장은 “건강한 소아 청소년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서 접종할지, 말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접종을 강제하거나 유도하는 일은 하지 않도록 객관적ㆍ과학적 정보를 충실히 제공해 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접종 기회에 있어서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측면에서 접근하겠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12~17세에 대한 접종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추석 이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18~49세에 대한 2차 접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10월 말쯤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어떤 연령층이나 직업군에 대해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의무화된 적은 없다. 다만 고3 수험생의 경우 학교 단위로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단체 접종을 했다. 약 97%가 백신(1차 접종 기준)을 맞았다. 또 요양병원ㆍ요양원 종사자 등 일부 직업군에 대해서는 미접종자에 대해 주기적인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는데, 이런 조치가 의무화와 비슷한 효과를 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2~17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이 컸다. 교육부가 등교 수업을 늘리기 위한 전제로 학생 접종을 의무화하면 어쩌나하는 우려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12~17세의 경우 학교 단위 접종을 금지하고, 학급ㆍ학교 단위로 접종률을 조사하는 것도 지양하도록 했다.

추진단 관계자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교육부와 함께 12~17세 접종 계획을 마련하는 중인데, 소아ㆍ청소년 접종은 부모와 개인 동의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다”라며 “고3처럼 단체접종을 하거나 학교에서 접종률을 파악하게 되면 접종을 강제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어 조심시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12~17세 누구에게나 접종 선택권은 열어둬 본인 의사에 맡기되, 기저질환이 있는 코로나19 고위험군에는 접종을 권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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