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심상정도 거들었다…총파업 극적으로 피한 지하철

중앙일보

입력 2021.09.14 16:15

업데이트 2021.09.14 16:20

서울교통공사 사측과 노동조합이 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13일 밤 최종 교섭에서 극적으로 합의했다. 노조측 핵심 요구인 ‘구조조정 철회’를 사측이 일부 받아들이면서다. 하지만 서울시와 정부가 줄곧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지원 원칙을 내세워왔던 만큼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임금 삭감ㆍ구조조정 없다” 극적 타결

13일 밤 11시 30분쯤, 서울교통공사 김상범 사장(왼쪽)과 노동조합 김대훈 위원장이 8시간에 넘는 협상 끝에 극적 타결에 이르렀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제공.

13일 밤 11시 30분쯤, 서울교통공사 김상범 사장(왼쪽)과 노동조합 김대훈 위원장이 8시간에 넘는 협상 끝에 극적 타결에 이르렀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제공.

노사는 전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교통공사 본사에서 막판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문에는 “공사는 재정위기를 이유로 임금 등의 저하 및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문구가 적시됐다. 대신 ‘노사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지하철 안전 강화와 재정 여건 개선을 위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재정위기 극복 및 재정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서울시에 공익서비스비용 손실 보전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 심야 연장운행 폐지와 7호선 연장구간 운영권 이관 추진 및 이에 따른 근무시간과 인력운영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하기로 했다.

수차례 결렬, 심상정이 중재하기도

협상은 두 차례나 정회를 반복하며 진통을 겪었다. 오후 8시 45분까지만 해도 사측은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노조 측은 사측의 ‘기존 입장 되풀이’를 비판하며 파업에 돌입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노사공동협의체’ 구성 논의가 오가며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도 협상장을 찾아 중재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노동조합의 요구인 공익서비스 비용 국비 보전에 대해선 정부와 국회가 귀 기울이고 합리적 방안을 찾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거들었다. 오후 9시쯤 사측이 인력 감축과 근무 형태 등에 대해 한 발 물러섰고, 파업을 6시간 앞둔 11시 35분쯤이 되어서 양측은 특별 합의문에 서명을 했다.

앞서 사측은 경영적자 해소 방안으로 공사 직원의 10%인 1500여명 감축과 임금동결 등을 내걸었다. 하지만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지난달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정했다. 양측은 총 6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여왔지만 입장 차가 커 매번 결렬됐다.

‘1조원 적자’는 과제…오세훈, 재정 지원 나설까

협상이 극적 타결되면서 지하철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노조 측은 14일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5000여명이 모여 개최할 예정이었던 대규모 총파업 결의대회는 열지 않기로 했다. 1~8호선 전 구간의 열차도 정상 운행된다. 하지만 경영위기 타개라는 과제가 남았다. 교통공사는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교통공사가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하철 재정 지원 요구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노조 측은 정부와 서울시를 향해 “도시철도의 심각한 재정난을 강 건너 불 보듯 하던 태도를 버리고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서둘러 지원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재정 지원에 대한 논의는 국회에서도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하철 지원에 대한 법 개정을 촉구하면서 한편으로는 공사 내부에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함께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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