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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구글OS 강요, 과징금 2000억” 공정위 결론, 8년새 바꾼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9.14 15:42

업데이트 2021.09.14 18:30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건물에 부착된 구글 로고.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구글 본사건물에 부착된 구글 로고. [AP=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스마트폰·스마트워치·스마트TV 등 제조사에게 강요한 혐의로 구글에 2047억원의 과징금과 시정 명령을 내렸다. 2016년부터 공정위가 조사를 벌인 'OS 강요' 의혹이 5년만에 결론이 난 것.

무슨 내용이야?

● 구글은 2005년 모바일 운영체제 개발사인 안드로이드사를 인수한 후 2008년 ‘안드로이드 OS’를 오픈소스 형태로 무료로 공개했다. 이후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참여하면서 수천 종의 안드로이드 기반 OS가 생겨났다. 그러나 OS가 너무 많다보니 앱 개발사들이 대응하기 어려워 사용자 불편이 커지는 현상, 일명 파편화(fragmentation)가 심해졌다. 구글은 이런 이유를 들어, 2011년 기기 제조사들과 반(反)파편화협약(AFA)을 맺고 호환성 프로그램(CDD)을 택했다고 주장한다.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OS를 변형하거나 새로 개발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은 것.
● 이를 두고 공정위는 구글이 사실상 안드로이드 OS를 스마트폰과 스마트 기기 전반에 의무 사용하도록 강요했다고 판단했다.

왜 중요해?

● 주목할 점은 공정위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 외에, 웨어러블 및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도 '구글의 OS 강제'를 포괄적으로 막겠다고 선언했다는 점이다. 이번 공정위 판단으로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사들이 향후 OS를 탑재할 길이 열리게 됐다. 반면, 구글 입장에선 로봇·웨어러블 등 성장잠재력이 큰 미래 OS 선점에 변수가 생겼다.
● 조원영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AI 정책연구팀장은 "삼성, LG 등 국내 제조사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만들고 있어 이번 시정 명령이 국내 기업 및 디지털 생태계 전반에 실효성 있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리눅스 등 다른 오픈소스처럼 안드로이드도 변종(포크)형태로 다양하게 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구글은 뭐래?

구글은 강력히 반발하며, 즉각 항소 의지를 밝혔다.
● 구글은 입장문에서 "안드로이드의 호환성 프로그램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훼손이라는 '공유지의 비극'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공정위의 결정은 이런 프로그램의 중요한 부분을 무력화해 개발자의 개발 유인을 떨어뜨리고,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하며, 애플 등 다른 사업자와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구체적으로는 ▶앱개발자·제조사·소비자가 받은 혜택을 공정위가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시정명령의 적용 범위를 해외까지 확장해 관할권 및 국제 관례에 맞지 않으며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의 경쟁 상황을 간과했다는 것. 특히 구글은 "호환성 프로그램이 경쟁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다른 국가까지 한국 공정위 결론을 따르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의 반독점 견제하는 각국 정부 그래픽 이미지.

구글의 반독점 견제하는 각국 정부 그래픽 이미지.

구글OS…해묵은, 현재진행형 숙제

● 구글의 OS 강요는 2013년 한번 무혐의로 공정위가 결론 낸 사안이었다. 2011년 네이버·카카오 등이 문제를 제기해 공정위가 조사에 나섰다가 2013년 무혐의로 종결했다. 그러다 2016년 조사를 재개했다.
● 공정위의 재조사는 2016년 유럽연합(EU)의 결정 이후 시작됐다. EU 경쟁당국이 '모바일운영체제 시장에서 구글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결론 내자, '우리도 다시 봐보자'고 한 것. 당시 EU는 심사 보고서를 통해 구글이 제조사에 ▶대체 OS(안드로이드 포크) 사용을 제한했고 ▶유튜브 같은 구글 앱 선탑재 시 대가성 혜택을 제공했으며 ▶구글 검색엔진(크롬 브라우저) 탑재를 강요한 혐의 등을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구글에 역대 최대 반독점 과징금인 43억 4000만 유로(약 5조 6700억원)를 부과했다.
● 2018년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입장문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기준이 되는 호환성 규칙이 없으면 오픈소스 플랫폼은 파편화될 수 밖에 없고, 개발자·제조사·사용자 모두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반박하고 항소를 제기했다.
● 이 문제는 현재 미국에서도 쟁점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구글이 검색엔진과 OS를 스마트폰 제조사에 기본 탑재하도록 한 게 반독점 행위라며 제소했다. 16개월 간의 조사 과정에서 구글이 삼성·LG 등 휴대전화 제조사나 통신사들과 검색광고 수익을 공유해 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앞으로는

구글이 항소 의지를 밝힌 만큼 결론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 2018년 유럽연합의 과징금 조치도 구글의 항소로 아직 결론나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한국 공정위도 본격적인 '빅테크 규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욱 위원장은 이날 직접 구글OS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플랫폼 사업자의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서는 국내외 기업 차별 없이 법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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