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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후 쇠막대로 끔찍한 짓···"17분에 한번 꼴" 들끓는 그곳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8월 인도 뉴델리에서 9세 여아를 집단 성폭행 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자 사람들이 촛불 시위를 열고 여성·아동 성폭행 근절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인도 뉴델리에서 9세 여아를 집단 성폭행 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자 사람들이 촛불 시위를 열고 여성·아동 성폭행 근절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인도 뭄바이에서 30대 여성이 버스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쇠막대로 난타당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다. 인도의 여성 인권 운동가들은 "2012년 뉴델리에서 일어난 23세 여대생 버스 강간 살해 사건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흡사하다"며 "다시 한번 인도 전역이 여성들의 시위로 뒤덮일 수 있다"고 말했다.

34세 여성, 버스 안에서 강간·폭행 당해 사망 

1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인도 NDTV 등은 지난 10일 뭄바이의 사카나카 교외의 한 미니버스 안에서 34세 여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로 발견돼 인근 라자와디 시립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하루만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헤만트 나그랄레 뭄바이 경찰국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제실에서 전화를 받은 뒤 10분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여성의 목숨을 살릴 수 없었다"면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의 주 원인은 온 몸의 부상이며, 범죄에 사용한 흉기도 회수했다"고 밝혔다. 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버스 안에서 성폭행를 당하고 쇠막대로 두들겨 맞은 뒤 신체 일부가 훼손된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용의자 모한 추한(45)은 사건 발생 후 몇 시간 만에 검거됐다. NDTV는 "가해자와 피해자는 모두 노숙자로,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면서 "사건 당일 피해자가 뭔가를 요구하다 논쟁으로 번진 것이 끔찍한 범죄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기소 후 유죄가 확정되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2012년 여대생 버스 집단성폭행·살인 사건과 유사

강간 반대 및 여성 인권 운동가인 요기타 바야나는 "이번 사건이 2012년 뉴델리에서 발생한 23세 여학생 강간 및 살해 사건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며 "다시 한번 전국을 뒤흔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피해자는 남자친구와 영화를 본 뒤 귀가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탔다가 버스 기사와 승객 여섯명에게 집단 성폭행과 구타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차량을 들어올리는 쇠막대로 여성을 구타하고 복부와 내장, 생식기에까지 심각한 부상을 입혔다. 여학생은 병원으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다 2주 뒤 사망했다.

이 사건 이후로 인도에서는 여성 성폭행에 대한 관심이 촉발돼 법률이 강화되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였다. 바야나는 "2012년 사건 이후 상황이 바뀔 것으로 기대했지만, 하루도 강간 뉴스가 들리지 않는 날이 없다"면서 "범죄의 잔혹성에 대해 들을 때마다 활동가로서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폭행·살해 사건과 관련해 범인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도 여성. EPA=연합뉴스

성폭행·살해 사건과 관련해 범인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도 여성. EPA=연합뉴스

印 17분에 한번꼴 강간 범죄…"국가 적극 나서야"  

뭄바이가 주도인 마하라슈트라의 우다브 타케레이 주지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번 사건에 대한 충격을 표하며 "이같은 극악무도한 범죄는 인류에 대한 불명예"라며 "사건을 신속히 처리되고 범인은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지사가 트위터에 ″범죄자는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지사가 트위터에 ″범죄자는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인도의 국가범죄기록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한해에만 3만2000건의 여성 성폭행이 보고됐다. 17분에 한번 꼴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다는 의미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많은 여성이 두려움 때문에 성폭행 피해를 밝히지 않는다"면서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바야나는 "인도 여성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2012년 이후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상황은 똑같다.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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