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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희망' XM3, 역대급 수출로 노사 자신감 얻었다

중앙일보

입력

르노삼성의 XM3. 최근 XM3 유럽 수출 물량이 늘어나며, 노사 화합의 계기가 됐다. 사진 르노삼성차.

르노삼성의 XM3. 최근 XM3 유럽 수출 물량이 늘어나며, 노사 화합의 계기가 됐다. 사진 르노삼성차.

"XM3의 유럽 수출이 늘면서 노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2년치 임단협을 놓고 극심하게 대립하던 르노삼성 노사가 지난 9일 극적으로 합의서에 서명했다. 최근 소형 SUV인 XM3의 유럽 수출이 늘면서 르노그룹에서 부산공장의 품질을 인정받은 게 노사 합의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르노삼성의 이해진 부산공장 제조본부장은 14일 "XM3의 수출이 살아나면서 노사가 큰 힘을 얻었다"며 "노사가 화합해 18만대 이상 생산 체제만 갖춘다면 고용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2년치 임단협 전격 타결   

르노삼성 노사는 2년 치 임협·임단협을 타결하기까지 강대강으로 대치했다. 특히 지난봄에 노조는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회사는 직장 폐쇄로 맞섰다. 최근 실리를 우선하는 완성차업계 노사관계 분위기와는 딴판이었다. 노사간 갈등의 쟁점은 2018년 이후 이어진 기본급 동결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지난달 말 올해까지 기본급 동결에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XM3 수출이 본격화한 6월 이후 르노 본사가 부산공장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고용 불안을 느끼는 현장에서 이런 분위기를 감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라인. 여러 차종을 혼류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중앙DB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라인. 여러 차종을 혼류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중앙DB

사실 르노삼성의 노사간 갈등이 심화한 건 2014년 이후 부산공장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 지난해 3월부터다. 부산공장은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북미에 50만대 이상의 로그를 수출했지만 로그 물량이 사라지며 지난해 800억원 적자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 부산공장에서 개발해 출시한 XM3는 반전의 계기가 됐다. 올해(1~8월) XM3의 유럽 수출만 2만8712대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 지역을 28개국으로 확대한 지난 6월 이후 물량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국내에 없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 것도 주효했다. 하이브리드 가격은 2만5300유로~2만9900유로(약 4100만원)로 가솔린 모델보다 30%가량 높다.

"부산공장은 최고 품질 공장"  

이해진 본부장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만 있던 '패스트백(지붕에서 후면까지 하나의 라인으로 연결)' 디자인, 다임러와 공동 개발한 엔진 등 유럽 소비자가 선호할만한 요소를 갖췄다"며 "최근 수출이 늘고 있어 올해 목표를 7만대로 잡았다. 생산 차질만 없다면 내년 10만대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7만대는 닛산 로그의 수출이 한창 잘될 때와 비슷한 수치다.

이해진 본부장은 "부산공장은 그룹 내에서 품질 수준이 가장 높은 공장으로 평가받는다"며 "XM3·SM6·QM6를 혼류 생산 중인데, 차종 간 판매 변동이 많을 경우 생산성 손실 없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생산라인에 경험 많은 엔지니어, 다기능 현장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노사 화합을 이뤄 볼륨 18만대 이상을 갖춘다면 르노그룹 내 최고의 품질과 생산성을 가진 공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원가절감 경쟁력 갖춰야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선적을 앞둔 XM3. 지난 6월부터 유럽 28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사진 르노삼성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선적을 앞둔 XM3. 지난 6월부터 유럽 28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사진 르노삼성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XM3 한 차종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XM3 수출이 늘고 있고 이익잉여금이 남아 있지만 후속 신차나 전기차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의 생존을 위해선 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진 본부장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영향을 받아 부산공장으로 들어오는 부품 중 수입품 비중이 그룹 내 다른 공장보다 높다. 또 부산공장의 시간당 인건비가 그룹의 다른 공장보다 여전히 높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R&D·구매·제조 부문 등 전사적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경쟁 우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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