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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뜬구름 아니다…손에 잡히는 수소차 관련주

중앙일보

입력 2021.09.14 07:00

지난주 산업계는 ‘수소’가 화두였습니다. 15개 기업이 수소기업협의체를 창립해 ‘수소 동맹’을 맺었는데요. 하지만 수소경제는 아직 미래 산업. 수소 생산 기술도 아직 표준화돼있지 않습니다. 과연 어느 기업이 주도권을 쥐게 될지 알 수 없죠. 잘못 찍으면 낭패! 이럴 땐 이 기술, 저 기술에 다 쓰이고 대체재가 없는 소재주가 좀더 안전합니다. 수소로 뜨는 소재기업, 효성첨단소재입니다.

수소경제가 진짜로 온다고 합니다. 사진은 수소충전소 이미지. 셔터스톡

수소경제가 진짜로 온다고 합니다. 사진은 수소충전소 이미지. 셔터스톡

효성첨단소재는 주로 산업용 섬유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자동차용 각종 섬유가 주력제품인데요. 타이어코드, 안전벨트 원사, 에어백 원단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고로 실적은 그동안 자동차·타이어 생산에 따라 움직였죠.

그런데 올해 들어 주가를 355% 끌어올린 비밀병기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탄소섬유.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섬유인데요. ‘꿈의 소재’라는 수식어가 과장이 아닌 엄청난 3고(고경량·고강도·고탄성) 소재이죠.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를 독자개발(2011년)해낸 기업이 효성첨단소재입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약 3%.

효성이 독자 개발한 탄소섬유. 사진 효성그룹

효성이 독자 개발한 탄소섬유. 사진 효성그룹

탄소섬유는 거의 모든 첨단산업에 다 쓰입니다. 항공기, 자동차, 풍력발전기(블레이드) 등. 다만 효성첨단소재가 생산하는 탄소섬유 물성은 두가지뿐이어서 그렇게 여러 가지를 하진 못합니다. 이 기업 탄소섬유가 주로 쓰이는 분야는 압력용기. 기체 담는 압력용기용 탄소섬유 시장에선 시장점유율이 글로벌 2위(약 30%, 1위는 일본 도레이)입니다.

현대차 넥쏘에 실린 수소연료탱크. 셔터스톡

현대차 넥쏘에 실린 수소연료탱크. 셔터스톡

압력용기는 좀 시시하다고요? 그럼 ‘수소 연료탱크’는 어때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연료통이요. 솔깃하시죠? 수소 연료탱크를 안전하게 만들어주는(충격을 받아도 뻥 터지지 않게 하는)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 그걸 효성첨단소재가 만듭니다.

수소경제의 핵심은 의외로 ‘운송’에 있는데요(수소 도매가격의 40%가 운송비). 수소는 생산공장에서 충전소까지 어떻게 운송할까요. ‘튜브 트레일러’라고 불리는 차량에 담아서 운송합니다. 수소 튜브 트레일러를 만드는 업체들(예-일진하이솔루스, 엔케이, 시마론)에 탄소섬유를 납품하는 곳? 바로 효성첨단소재입니다.

엔케이의 수소 튜브 트레일러 이미지. 엔케이 홈페이지

엔케이의 수소 튜브 트레일러 이미지. 엔케이 홈페이지

만약 수소시대가 도래하고 수소충전소가 여기저기 설치된다면? 충전소용 압력용기에 들어갈 탄소섬유까지 수요가 폭증하겠죠.

탄소섬유, 유망한 건 알지만 문제는 생산능력이죠. 효성첨단소재의 생산능력은 연 4000톤. 세계 1위 일본 도레이(4만2600톤)나 2위 미쓰비시케미컬(1만5400톤)에 한참 못 미칩니다.

그래서 효성은 이미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발표했죠. 내년엔 6500톤으로, 2028년엔 2만4000톤으로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늘린다는 계획. 문제는 효성첨단소재가 부채비율 높기로(2분기 말 385.6%) 유명하다는 것. 계획대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려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수소로 달리는 트럭. 기체수소를 담을 연료탱크가 필수다. 셔터스톡

수소로 달리는 트럭. 기체수소를 담을 연료탱크가 필수다. 셔터스톡

수소와 관련해선 알아둘 변수가 있어요. 바로 액화수소. 지금은 수소를 운송할 때 대부분 기체상태로 하지만, 이를 액체 상태로 바꾸면(영하 253도의 극저온 상태로 냉각) 한 번에 훨씬 더 많이 운송할 수 있거든요(운송비 절약). 그래서 많은 기업이 액화수소 기술에 투자 중. 만약 액화수소가 수소유통의 대세가 된다면? 기체수소를 담는 ‘튜브 트레일러’ 시장이 쪼그라들테니 탄소섬유 수요도 기대보단 줄어들 수 있죠.

다만 기체수소 저장 기술도 점점 발전 중이어서 아직 뭐가 이길지 판정은 이를지도. 확실한 건 액화수소가 대세가 되더라도,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는 기체 상태로 수소를 저장한 채 달릴 거란 점이죠. 단열이 어려워서 자동차에 액화수소를 연료로 싣고 다니긴 매우 어렵거든요. 따라서 수소버스, 수소전기트럭이 늘어날수록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로 만든 수소연료탱크가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겠군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수소경제엔 베팅하고 싶지만 도박은 싫다면

이 기사는 13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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