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규제 셀수록 기회 열린다는 '바플'···해외선 어떻게?

플라스틱 규제 셀수록 기회 열린다는 '바플'···해외선 어떻게?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월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한 식당에서 점원이 음식 포장용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 등을 꺼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월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한 식당에서 점원이 음식 포장용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 등을 꺼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 세계 각국이 뛰어든 기나긴 싸움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월 발표를 통해 2025년까지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일회용 스티로폼 식기나 플라스틱 면봉 등도 생산ㆍ판매 금지 대상이다. 캐나다도 올해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단계적으로 규제하는 데 나섰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는 지난해 비닐 봉투 사용 금지에 이어 올 들어 일회용 식기ㆍ빨대 등을 사용할 수 없게 했다. 미국ㆍ호주 일부 지역에서도 일회용품 규제가 점차 늘고 있다.

탈(脫) 일회용 플라스틱 경향은 '대체재'로 여겨지는 바이오 플라스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플라스틱 규제 강화는 친환경을 내세운 바이오 플라스틱엔 곧 기회다. 유럽바이오플라스틱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9년 기준 211만t으로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자동차와 가전제품, 장난감 등 적용 분야가 늘면서 바이오 제품 생산도 점차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는 2024년 생산량이 243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업계도 해외에서 생분해 플라스틱 선주문이 들어오는 등 규제에 따른 혜택을 받고 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특히 환경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은 바이오ㆍ생분해 플라스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과 생분해성ㆍ퇴비화 플라스틱 사용을 검토하는 순환경제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유럽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에선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이들 봉투는 사용 후 퇴비화가 가능한 것으로 인증받았다.

다만 국가별로 들어가 보면 세부 정책은 제각각이다. 생분해의 필요성을 보는 시각, 쓰레기 처리 방법 등이 달라서다. 이탈리아 정부는 10년 전부터 일회용 봉투의 퇴비화를 인증받도록 규정했다. 스페인은 올해 1월부터 얇은 플라스틱 봉투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반면 네덜란드는 퇴비화 가능한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재정 인센티브를 2019년까지만 유지했다. 현재는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하게 처리 비용을 적용한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은 "EU만 봐도 국가마다 정책이 다 다르다. 어디는 유연하게 적용하는 곳도 있고, 다른 곳은 '잘 모르겠고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향후 각국의 정책 방향이 어찌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셈이다.

이와 별개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부·기업 등이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KDB산업은행의 지난해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과학기술 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2020'을 바탕으로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도 바이오 소재 생산의 활성화를 정책적으로 추진 중이다.

결국 각국의 석유 플라스틱 규제와 맞물려 생분해 등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은 확대될 가능성이 큰 편이다. 다만 추가 연구 등을 통해 환경적 이점에 대한 의문점 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리고 이는 국내 산업계와 정책 방향에도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특별취재팀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70년. 플라스틱이 지구를 점령하기까지 걸린 시간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 사용이 급증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는 지구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앙일보는 탄생-사용-투기-재활용 등 플라스틱의 일생을 추적하고, 탈(脫)플라스틱 사회를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플라스틱 어스(PLASTIC EARTH=US)' 캠페인 2부를 시작합니다.

특별취재팀=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정종훈·편광현·백희연 기자, 곽민재 인턴기자, 장민순 리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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