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엔사 후방기지 사정권···北토마호크 떨어뜨릴 수단 없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4 05:00

업데이트 2021.09.14 05:42

북한이 11일과 12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한ㆍ미의 미사일방어망을 돌파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한ㆍ미 군 당국과 정보 당국이 북한 관영매체를 보고서야 발사를 알았을 정도로 순항미사일은 탐지가 어렵다. 한ㆍ미는 국방과학원 시험장이 있는 평북 철산, 평북 태천, 함북 무수단 중 한 곳에서 순항미사일을 쐈다는 추정 이외 별다른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발사에 성공햇다고 공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발사에 성공햇다고 공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조선중앙통신

발사 후 높게 올라간 뒤 정점에서 떨어지면서 포물선을 그리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비행 궤도가 자유롭다. 일종의 무인기다. 그래서 순항미사일은 낮게 날면서 중간에 여러 곳의 중간기점을 거칠 수 있다.

레이더론 순항미사일을 잡기가 힘들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레이더 전파는 일정한 높이 아래의 물체까지 닿지 못한다. 순항미사일은 이 점을 파고든다.

북한은 올해 1월과 3월에 2차례 단거리 순항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당시 한ㆍ미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제한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하에 제재되지 않는 군사 활동”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북한판 ‘토마호크’의 위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한판 ‘토마호크’의 위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러나 이번 순항미사일은 다르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실전배치한다면 한ㆍ미는 이를 찾아서 떨어뜨릴 수단이 현재로썬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외교안보 전문 매체인 디플로맷의 앤킷 판다 선임 에디터는 “새 무기(순항미사일)는 평양이 수년간 미사일 방어망을 부수기 위해 해왔던 노력의 일부”라고 말했다.

북한의 발표대로 순항미사일의 사거리가 1500㎞라면 북한 전역에서 일본의 대부분을 사정권에 둘 수 있다. 유사시 한반도에 병력과 장비를 보내는 핵심인 일본의 유엔군사령부 후방 기지가 북한 순항미사일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사령부는 이번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평가한 배경이다.

북한은 이미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10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따로 개발한 뒤 탄도미사일과 섞어 쏘면 미사일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레이더 전파는 수평선(지평선) 너머 300피트(약 914m) 아래 믈체까지 닿지 못한다. 미 해군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레이더 전파는 수평선(지평선) 너머 300피트(약 914m) 아래 믈체까지 닿지 못한다. 미 해군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은 앞으로 전술핵을 이 순항미사일에 탑재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작전 임무의 목적과 타격 대상에 따라 서로 다른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의 하나로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언급했는데, 이번에 그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선보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를 공개했다.
순항미사일은 목표를 정밀타격할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는 건물의 창문을 뚫고 정확히 목표를 때릴 수 있을 정도다. 북한의 관영매체는 “복합유도 결합 방식에 의한 말기유도 명중 정확성이 설계상 요구들을 모두 만족시켰다”고 밝혔다.

권용수 전 교수는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위성항법 정보를 받으며 지형과 지형을 대조하면서 비행하다 최종 단계에서 목표물의 영상을 인식했다는 뜻”이라며 “이게 사실이라면 중국의 베이두(北斗)나 러시아의 글로나스 기술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로 추정하는 트럭.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선보였다. 조선중앙통신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로 추정하는 트럭.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선보였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순항미사일의 사진을 공개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의 대함용 단거리 순항미사일인 금성-3호 전혀 다른 모습”이라며 “북한과 군사기술 교류를 하고 있다고 보이는 중국ㆍ러시아ㆍ이란ㆍ파키스탄의 순항미사일과도 닮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조선중앙통신

미국의 토마호크. 북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과 겉모습을 비교하면 닮은 점이 많다. 특히 옆날개와 꼬리날개는 거의 비슷하다. 미 해군

미국의 토마호크. 북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과 겉모습을 비교하면 닮은 점이 많다. 특히 옆날개와 꼬리날개는 거의 비슷하다. 미 해군

류성엽 위원은 “옆날개와 꼬리날개의 위치, 꼬리날개의 개수(3개) 등 미국의 토마호크와 아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인민 토마호크’라는 별명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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