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미래 에너지] 2050년 탄소 중립,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기술’에서 답 찾는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4 00:03

업데이트 2021.09.1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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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혁신 나선 에너지 공기업들

 강원 양양 양수발전소 전경.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의 저렴한 전력을 이용해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 저수지에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커지는 낮에 상부의 물을 내보내 전력을 생산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규 양수발전소 등을 추가 건립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강원 양양 양수발전소 전경.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의 저렴한 전력을 이용해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 저수지에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커지는 낮에 상부의 물을 내보내 전력을 생산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규 양수발전소 등을 추가 건립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충남 보령 화력발전소 굴뚝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장치가 있다. 바로 화력 발전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나가지 못하게 포집하는 장치(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에서 개발한 이 장치를 활용하면 배출 이산화탄소 90%를 제거하고 에너지 소비량도 40% 이상 아낄 수 있다. 현재는 10㎿ 규모 화력발전 설비에 설치돼 있는데, 일일 180t, 연 약 7만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CCS는 탄소 중립을 위한 가장 필요하고 핵심적인 기술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40년 이후 전 세계 이산화탄소 감축량 15%를 CCS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탄소 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50년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서도 이 기술 활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제조업은 이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건다.

CCS 기술 중요성은 최근에서야 커졌지만, 한국은 다행히 2002년부터 국가 과제로 선정해 개발을 꾸준히 해왔다. 기술 성숙도도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실제 보령 화력발전소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는 2019년 9월부터 운영을 시작해 운전 시간이 최근 1만5000시간을 넘겼다. 올해 6월 국내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분야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첨단기술로까지 선정됐다.

이중범 한전 전력연구원 기후환경연구실장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시설만 추가로 마련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상용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술력이 확보됐다”면서 “발전소뿐 아니라 석유화학 등 다른 제조업 분야에도 활용하기 위해 추가 연구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탄소 중립 시간표가 나오면서 에너지 업계 변신도 빨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전력 생산과 공급 업무에서 벗어나 신기술 개발까지 뛰어들고 있다. 탄소 중립을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언제든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충남 보령화력발전소에서 가동 중인 탄소포집장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압축·액화 공정을 거친 뒤, 배관이나 차량·선박으로 수송해 별도 시설에 저장한다. [사진 한국중부발전]

충남 보령화력발전소에서 가동 중인 탄소포집장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압축·액화 공정을 거친 뒤, 배관이나 차량·선박으로 수송해 별도 시설에 저장한다. [사진 한국중부발전]

한전 전력연구원은 CCS 외에도 이산화탄소를 다른 물질로 전환해 활용하거나(CCU, Carbon Capture, Utilization), 전력 설비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재활용하는 기술까지 만들었다.

2017년부터 한전 전력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CCU는 전력망에 모두 수용하지 못한 미활용 전력을 이용해 수소와 화력발전소의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메탄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2019년 국내 최초 5㎾급 메탄화 테스트 베드도 100% 자체 기술로 구축했는데, 배출 이산화탄소의 90%(하루 0.1t)를 메탄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렇게 생산한 메탄가스는 발전·수송 연료와 도시가스 등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어 단순히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기술보다 유용하다.

한전 전력설비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인 육불화황을 정제해 활용하는 기술은 이미 개발해 적용 중이다. 절연 물질로 쓰는 육불화황 온난화 지수가 이산화탄소 2만3900배 일 정도로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성능이 떨어져 폐기해야 하는 육불화황을 고순도로 다시 정제해 재활용할 수 있는 심냉식 정제기술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현장에서 쓰고 있다. 이 기술로 약 40억원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을 아낀 것으로 한전을 추산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기존 원전이 가진 단점인 안전성을 보완한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자로)’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중앙연구원에 개발센터까지 만들었다. SMR은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을 소형 용기 하나에 담아 일체형으로 만든 게 핵심이다. 배관이 없어 사고시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작아 미래 원전 업계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도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를 들여 와이오밍에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이 적용된 SMR을 건설 중이다.

신재생에너지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한수원은 LS일렉트릭·SK가스·두산퓨얼셀·태광산업·현대자동차 민간기업과 함께 부생수소(석유 정제 공정 등에서 부수적으로 만들어지는 수소)를 활용한 부하대응 연료전지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울산미포산단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신규 양수발전소 등을 추가 건립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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