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라이프 트렌드&] 버려지는 물 재활용 기술로 물 부족 해소하고 하천도 살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7면

국내 최초 튜브형 프리코팅 여과기 개발한 ‘케이원에코텍’ / 탱크식 여과기의 문제점 등 개선 / 국내는 물론 미국 특허등록 마쳐 / 서울시·양주시서 실증 연구 계속

케이원에코텍 직원이 서울시 성동구 새말빗물펌프장에 설치된 ICT 융합기술을 활용한 초기우수처리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케이원에코텍]

케이원에코텍 직원이 서울시 성동구 새말빗물펌프장에 설치된 ICT 융합기술을 활용한 초기우수처리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케이원에코텍]

비 예보가 있는 날이면 빗물정화 시설을 운영하는 케이원에코텍 직원들은 마음이 분주하다. 실증 연구에 필요한 빗물 데이터를 모으려면 오염이 가장 심한 초기 30분의 강우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초기 빗물은 먼지·자동차기름·생활쓰레기 등 각종 오염물질과 섞이면서 가장 더러운 상태로 변하게 된다. 바로 이 더러운 초기 강우를 모아 정화해 하천에 흘려보내거나 생활용수로 다시 이용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친환경 수처리 분야에서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는 케이원에코텍은 빗물·역세척수 등 버리는 물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1년 넘게 서울시·양주시에서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성동구에 있는 새말빗물펌프장에는 ‘빗물 정화 및 재이용과 이를 제어하는 ICT 융합기술’을 활용한 초기우수처리시설이 설치돼 있다. 모인 빗물은 응집침전조에서 화학적 처리를 하고, 고탄성섬유여과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튜브형 프리코팅 여과기를 통해 정화된다. 이처럼 세 단계에 걸친 정화 시스템을 통해 빗물 초기 500~700 NTU에 달하던 오염수의 탁도는 0.5~2 NTU 수준으로 개선된다.

김기팔 케이원에코텍 연구소장은 “강수 초기에 오염된 빗물을 정화해 방류수 수준으로 만들어 한강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실증시설이 상용화되면 물 부족 해소뿐 아니라, 하천 생태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케이원에코텍은 환경부에서 지원하는 ‘빗물재용수의 수질정화를 위한 튜브형 여과장치의 현장 실증 및 사업화’ 과제의 일환으로 양주시 서부권스포츠센터에서도 관련 실증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빗물을 모아서 튜브형 프리코팅 여과기를 통해 정화 처리한 후에 조경용수로 재활용한다. 수영장 여과 과정에서 발생하는 역세척수를 정화 처리해 수영장 보충수로 다시 이용하기도 한다. 역세척수는 물 정화과정에 필요한 규조토·활성탄 등 필터에 붙어 있는 불순물을 씻어낸 물이다.

이현수 양주시시설관리공단 주임은 “현재 운영 중인 실증시설을 통해 수영장 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10t 이상의 역세척수를 수영장 보충수로 재사용함으로써 물 절약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두 곳의 실증시설에 적용된 케이원에코텍의 튜브형 프리코팅 여과기는 여과제를 반복적으로 재생해 다시 사용하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기존 설비보다 5배 정도 물을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 여과제를 재생해 다시 사용함으로써 역세척에 들어가는 물의 양이 1% 미만으로 경제적이며, 0.5㎛ 이상의 입자를 90% 이상 제거해 기존 기술 대비 우수한 수질성능을 보여준다. 또한 기존 기술 대비 4분의 1 수준의 콤팩트한 설비로 설치 공간이 작아 공간효율도 높여준다.

국내 최초의 튜브형 프리코팅 여과기.

국내 최초의 튜브형 프리코팅 여과기.

케이원에코텍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튜브형 프리코팅 여과기는 가압필터 여과기와 다른 형태의 프리코팅 방식을 적용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탱크식 여과기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여과제를 이용한 프리코팅 방식으로 여과막 자체의 여과 효과가 아니라 코팅된 여과제의 공극에 의해 여과작용이 일어나는 새로운 방식이다.

현재 규조토 계통에만 국한된 여재(필터)를 여과 목적에 따라 다양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오염원수 특징에 맞춰 부유물질 제거 능력이 뛰어난 규조토 여재와 유기물 처리에 효과적인 활성탄 여재 등을 적용할 수 있어 적절한 여과 수질을 확보할 수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특허 등록도 마쳤다.

케이원에코텍은 깨끗한 물 공급과 수자원 절감을 목표로 설립된 수처리 전문기업이다. 국내 최고의 가압필터 디지털 정수 시스템과 이동형 디지털 여과정수 장치 등 대용량의 수처리를 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다.

대용량 물속에 포함된 미세 이물질까지 이른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여과 처리할 수 있는 수질정화장치의 제조 및 설치를 전문으로 한다. 3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환경부·국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R&D 과제를 통해 꾸준히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주관하는 ‘극한환경 반응형 필터 소재 연구단’에 참여해 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PTFE) 필터와 세라믹 필터, 정화시설에 들어가는 여과·분해 기능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김종학 케이원에코텍 대표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표한 ‘2020년 기술수준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환경오염물질 초고도 처리 및 제어기술의 수준은 선진국 대비 79.3%에 불과하다. 수생태계 복원을 위한 친환경적이고 재자연화적인 융복합 기술 개발이 시급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실증지원사업이 잘 마무리돼 여러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수처리 시설에 도입된다면 버려지는 물을 재활용해 수자원을 절약하고 오염물질의 하천 유입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