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너지 클라우드…AI가 콕 찍은 미래 기술

중앙일보

입력 2021.09.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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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달 21일 오후 열린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연구실(랩)의 홈커밍데이. 같은 랩에서 공부했던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환영(welcome)’이라고 적힌 레드카펫을 따라가자 108개의 좌석이 있는 강당이 나왔다. 단상에서 이 총장의 아바타(온라인 캐릭터)가 축사를 하자 한국·미국 등지에서 참석한 학생들이 일제히 ‘박수’ 아이콘을 클릭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가 바꾼 현실이다. 미국의 래퍼 트레비스 스캇은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의 하나로 꼽히는 가상공간(포트나이트)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SK텔레콤·삼성전자·현대차 같은 주요 기업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KISTI가 주목한 10대 미래기술

KISTI가 주목한 10대 미래기술

앞으로는 어떤 기술이 메타버스처럼 세상을 바꿀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지난 10일 제16회 미래 유망기술 세미나에서 이 같은 질문에 대답했다. 아직 중요성을 판단하긴 이른 측면이 있지만, 미래 정보를 내포한 미세한 징후(위크 시그널·weak signal)를 분석해 10개 기술을 선정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기반의 커뮤니티는 KISTI가 주목한 미래 기술 중 하나다. 가상공간에서 아바타가 공간을 구성하고 커뮤니티를 만들며 경제 활동까지 하는 생태계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CO장은 “5세대 통신·데이터 기술의 진보와 디지털 세상에 익숙한 세대의 등장,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가상공간의 일상화가 메타버스 커뮤니티 급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며 “미래 세상엔 메타버스 커뮤니티가 커머스·커뮤니케이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환경 이슈는 인류가 직면한 난제다. 새로운 탄소 물질과 인류·지구 공생 기술도 유망 분야로 꼽혔다. 기후변화 대응이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 기술을 확보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없는 세상이 열렸다.

김종윤 야놀자 대표는 “여행자가 배출하는 탄소나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을 감소하지 않으면 여행 산업은 도태될 수 있다”며 “디지털 혁신을 통해 환경 문제를 해결해야 인류와 지구가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기술 역시 빠지지 않았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처럼 리보핵산(RNA)을 기반으로 한 기술이나 ‘위드 코로나’(With Corona·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공존)에 필요한 기술에 주목했다. 사이버 공간과 현실 세계를 통합한 제조 시스템(agile manufacturing), 가상공간에서의 정신건강(on-off mentality) 등도 유망 기술로 꼽혔다. 이 밖에도 포스트 딥러닝(post deep learning)과 기생 컴퓨팅(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 컴퓨터의 웹서버를 이용하는 기술), 에너지 클라우드 등이 주목받았다.

양혜영 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 박사는 “이번 유망 기술 선정에서 인공지능(AI)이 완전 자동화 프로세스를 진행해 390개의 위크 시그널을 발견했다”며 “이 가운데 10개의 유망 기술을 KISTI가 발굴·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수 KISTI 원장은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한 미래 기술은 정부과제를 추진하는 연구자와 가치 창출을 모색하는 기업가에게 과학기술적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며 “미래 기술이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져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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