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0%가 원하는 언론중재법? 1년 중 10개월 버즈량은 바닥

중앙일보

입력 2021.09.13 18:00

업데이트 2021.09.13 18:10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국회 운영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여야 8인 협의체 상견례 겸 1차 회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국회 운영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여야 8인 협의체 상견례 겸 1차 회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국민 80%가 언론중재법에 동의한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한국 국민의 70% 이상이 요구한 법안이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
“언론중재법 제출된 지 벌써 1년 2개월 전이다. 충분히 할 만큼 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대표)

[정글 데이터]

여당 인사들이 언론중재법 통과를 주장하며 했던 말입니다. 이들은 언론중재법이 국민 여망이라고 주장했는데, 언론중재법에 관한 실제 국민 관심은 어느 정도였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년간 인터넷 검색량과 언급량을 분석했습니다. 언론중재법이 어느 시점에, 어느 채널에서 많이 언급됐는지 등을 살펴봤습니다. 데이터 분석업체 스피치로그, 썸트렌드, 구글트렌드 등의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잠잠하다가 최근 치솟은 버즈량

빅데이터로 분석한 최근 1년간 언론중재법 언급량.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빅데이터로 분석한 최근 1년간 언론중재법 언급량.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 1년(2020년 9월 2일~2021년 9월 1일) ‘언론중재법’이라는 키워드의 언급량이 변동한 추이를 살펴봤습니다. 썸트렌드가 제공한 뉴스, 블로그, 인스타그램, 트위터 상의 언급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12개월 중 10개월 남짓 기간에는 언론중재법에 대한 언급량이 매우 미미했습니다.

지난 2월 5일 언급량은 잠시 치솟았습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언론중재법 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은 왜곡된 언론으로부터 벗어날 자유와 이를 응징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 날입니다. 이후 언급량은 0 가까이 다시 떨어졌다가 문체위 소위에서 본격 논의되던 지난 7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지난달 31일입니다. 여야가 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날입니다. 이런 추이는 구글 트랜드와 네이버데이터랩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언론중재법은 지난해 6월 처음 발의됐지만,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한 7월 이전엔 일반인들의 관심이 저조했다는 것을 데이터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짜뉴스' 키워드는 꾸준히 언급돼

빅데이터로 분석한 최근 1년간 가짜뉴스 언급량.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빅데이터로 분석한 최근 1년간 가짜뉴스 언급량.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언론중재법’에 대한 관심은 미미했지만 ‘가짜뉴스’에 대한 관심은 꾸준했습니다. 가짜뉴스를 키워드로 언급량 추이를 살펴봤습니다. 가짜뉴스는 언론중재법과 달리 지난 1년간 다양한 채널에서 꾸준히 언급됐습니다. 가장 언급량이 많았던 때는 지난 1월 24일입니다. 정부가 코로나 백신 접종 계획 발표를 앞두고 가짜뉴스 대응 범정부 협의회를 꾸렸다고 발표한 날입니다. 리트윗 수를 제외해도 가장 언급량이 많은 채널은 트위터였습니다.

가짜뉴스 연관어에 대한 긍·부정 속성을 분석해보니 82%는 부정어에 속했습니다. 언급량은 ▶가짜 ▶허위사실 ▶믿다 ▶의혹 ▶범죄 ▶피해 ▶악의적 ▶심각하다 ▶허위 ▶논란 순이었습니다. ‘믿다’를 제외하면 상위 10개 단어 모두 부정 속성을 띄었습니다. (참고로 언론중재법 키워드와 관련된 단어 역시 80%가 부정어에 속했습니다. 주요 부정어는 ▶반대하다▶강행▶물리다▶비판▶허위▶우려▶피해▶위축되다▶비난 순입니다.)

연관키워드 분석해보니

언론중재법 연관 키워드.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언론중재법 연관 키워드.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언론중재법’과 함께 언급된 연관키워드도 살펴봤습니다. ▶민주당 ▶개정안 ▶언론 ▶국민의힘 ▶징벌적 ▶본회의 ▶강행▶의원▶가짜뉴스▶문체위▶비판▶피해구제▶자유▶필리버스터▶협의체▶청와대▶권력 비리 순이었습니다. (스피치로그 제공, 뉴스·트위터·유튜브·커뮤니티 대상 분석) 언론중재법이 상임위에서 논의되고 여야 합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주로 파생된 단어들입니다.

‘가짜뉴스’와 함께 언급된 연관키워드는 어떤 단어들일까요? ▶이재명▶언론 ▶언론개혁 ▶코로나▶기레기▶민주당▶이낙연▶징벌적▶백신▶검찰개혁▶가짜뉴스_처벌법▶유포▶국회개혁▶우리가_조국▶조선일보▶언론중재법▶우리가_추미애. 가짜뉴스 키워드가 가장 많이 언급된 채널이 트위터인지라, 트위터에서 많이 쓰는 키워드가 눈에 띕니다.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하는데, 띄어쓰기를 허용하지 않는 특성상 단어 사이에 ‘_’라는 기호를 넣기도 합니다.

여권 지지층이 많이 이용하는 트위터 특성상 여권이 많이 주장하는 언론개혁, 검찰개혁, 국회개혁 같은 키워드도 눈에 띕니다. 언론중재법 연관키워드에는 보이지 않았던 코로나, 백신 같은 단어도 상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짜뉴스 연관 키워드.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가짜뉴스 연관 키워드.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트위터에선 어떤 일이?

트위터만 따로 분석해봤습니다. 언론중재법 관련해선 여권 인사들의 트윗이 주로 리트윗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리트윗이 가장 많이 된 트윗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올린 “대통령ㆍ총리ㆍ장관ㆍ국회의원ㆍ판검사 등은 언론중재법상 피해구제대상이 아니다. 적용 시기도 대선 이후다. 어찌 이 법이 권력 비리를 은폐하고 집권연장을 위한 법이 되는가”라는 게시물입니다. ‘언론중재법은 권력의 감시를 위축시킨다’라는 우려를 반박한 내용이었습니다.

상위 10위권에서 조국 전 장관의 트윗은 1위를 포함해 5건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이석현 전 민주당 의원, 이낙연 민주당 의원, 청와대,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 등 주로 여당 인사들 트윗이었습니다.

언론중재법 관련 주요 트윗.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언론중재법 관련 주요 트윗.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트위터 상에서 ‘가짜뉴스’ 관련 연관키워드를 살펴보면, 상위에 언론개혁·검찰개혁·국회개혁·의료개혁 등 여당에서 외치는 개혁시리즈와 관련된 단어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그 외에도 기레기·사과해·거짓말쟁이·조선일보·조국 등도 많이 언급됐습니다.

본회의 재상정까지 남은 과제는?

데이터에서 볼 수 있듯 ‘가짜뉴스’에 대한 문제 의식은 일반 국민들도 꾸준히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당이 추진했던 언론중재법안에선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지목받는 유튜브 등 1인 미디어는 법안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언론중재법 8인 협의체가 지난 8일부터 회의를 시작한 만큼 앞으로 법안의 세부내용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됩니다. 여야는 언론중재법을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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