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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93% “北 핵 포기 안할 것”…"한국 핵개발 나서야" 69%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산정책연구원은 13일 '한국인의 외교안보 인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기반의 해당 보고서에는 우리 국민 열명 중 아홉명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결과가 담겼다. [아산정책연구원]

아산정책연구원은 13일 '한국인의 외교안보 인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기반의 해당 보고서에는 우리 국민 열명 중 아홉명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결과가 담겼다. [아산정책연구원]

국민의 93.3%는 향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 열 명 중 아홉 명은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종착역인 ‘한반도 비핵화’의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아산정책연구원은 13일 발표한 ‘한국인의 외교안보 인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밝히며 “2018년 이후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재개되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은 90% 내외가 됐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아산정책연구원이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3~17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표집오차 95%, 신뢰구간에서 ±2.53%P)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7%는 한반도가 전시 상황에 돌입했을 경우 한국군 단독으로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응답했다. 북한이 비대칭전력에 해당하는 핵무기를 다수 보유한 상황에 대해 국민 상당수가 한국군의 독자적 방위력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군의 자체적 대북 억지 전략에 대한 인식 역시 낙제점에 가까웠다. 응답자의 72.3%는 우리 군이 단독으로는 북한의 전쟁 도발을 막을 수 없다고 답했다.

한국인의 북한 비핵화 전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인의 북한 비핵화 전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韓 자체 핵개발 나서야" 69.3% 

우리 국민 열명 중 7명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맞서 한국 역시 독자적인 핵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사진은 북한이 2020년 10월 노동당 차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연합뉴스]

우리 국민 열명 중 7명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맞서 한국 역시 독자적인 핵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사진은 북한이 2020년 10월 노동당 차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연합뉴스]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불안은 한국의 핵무장 필요성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졌다. 응답자의 69.3%는 한국의 독자적인 핵개발을 지지했다. 이는 아산정책연구원이 유사한 조건으로 실시했던 2010년 인식조사 결과(55.6%)에 비해 13.7%P 높아진 수치다. 핵무기 개발에 찬성한 비율은 남성(76.6%), 고령층(50대 및 60세 이상 76.8%), 보수층(79.4%)에서 높게 나타났다.

남북 간 전쟁 가능성에 대한 답변은 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20대에서 전쟁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54.9%로, 30대(39%)·40대(39.5%)·50대(36.6%)와 비교했을 때 15~20%P가량 높았다. 아산정책연구원은 “30~50대가 전쟁 위협을 덜 느낀 이유는 그동안 북한의 도발을 수차례 겪으면서, 도발이 전면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민 10명 중 8명 "남북관계 부정적"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은 2018년을 전후로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2018년 평창 겨울 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한반도 평화 기류와 이어진 남·북·미 간 연쇄 정상회담 당시 국민의 63.4%는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약 2년이 지난 2020년엔 남북관계에 대한 부정 인식이 커지며 응답자의 84.1%가 남북관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별 한국인의 남북관계 인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시기별 한국인의 남북관계 인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대북 경제지원에 대해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 지원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댜다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8.7%는 대북 경제지원이 조건부로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반면 남북관계 및 북한의 선제적 태도 변화 등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경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1.3%에 불과했다.

한국의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국가로는 북한을 꼽는 응답자가 55.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25.9%)·미국(6.1%)·러시아(0.4%)를 안보 위협국으로 보는 의견이 있었다. 남북이 통일되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가장 큰 안보 위협으로 중국을 꼽은 비율은 66.7%나 됐다. 통일 후 일본이 한국의 안보위협국이 될 것이란 비율은 23.1%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아산정책연구원은 "(한국은 현재)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중국의 부상을 안보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며 “이는 통일 후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 안보 위협이 될 것이란 답에서 분명히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우리나라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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