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12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1차 슈퍼위크 정견발표에서도 ‘윤석열 때리기’에 ‘올인’했다. 그는 연설에 주어진 9분의 시간 중 절반가량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비판에 썼다. “윤석열과 그 일당들에게 분명히 경고합니다”라는 말에 이어 110자 분량의 경고문을 낭독할 땐 숨도 쉬지 않고 속사포처럼 내뱉었다. 유튜브 중계 채팅 창엔 “추미애가 옳았다”는 응원이 연달아 올라왔다.
이날 추 전 장관은 1차 국민선거인단에게 11.67%의 표를 받아 누적 득표율 11.35%로 점프하며 확실한 3위를 굳혔다. 2위 이낙연 전 대표(31.08%)와는 19.73% 포인트 차이다. 추미애 캠프 관계자는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며 “지난주 브론즈크로스(3위 탈환)를 했고 호남을 거쳐 수도권에 올 땐 실버크로스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를 따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추 전 장관의 득표율 급상승에 대해선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으로 인한 반사 이익”이라는 해석이 많다. 정치컨설턴트 박성민 대표는 “고발 사주 의혹이 터지면서 과거 ‘추-윤 갈등’을 재평가한 지지자들이 1차 선거인단에서 추미애 후보를 뽑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도 “고발 사주 의혹 국면이 커지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몰렸던 표가 추 전 장관에게 일부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미애 캠프에선 “윤 전 총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수록 추 전 장관의 지지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티 윤석열’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정치 컨설턴트는 “추 전 장관을 지지하는 표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며 “이들이 처음엔 이재명 지사의 확실한 승리를 위해 이 지사를 뽑다가 과반이 여유롭게 확보되자 이번엔 추 전 장관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전 장관의 득표율 상승세가 이재명 지사의 과반 득표를 저지해 결선 투표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추 전 장관과 이 전 대표의 지지자는 별개의 집단이라 지지율 동반 상승이 가능하다”며 “두 후보가 각각 이 지사에게 몰렸던 지지자를 일부만 돌려세워도 결선 투표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선 투표가 열렸을 때 추 전 장관의 지지자가 어느 후보에게 갈지는 미지수다. 추미애 캠프 관계자는 “추 전 장관이 경선 과정에서 검찰개혁을 저지한 당 대표로 이 전 대표를 여러 차례 비판했기 때문에 추 전 장관의 지지자는 이낙연 후보를 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낙연 캠프 한 중진 의원은 “추 전 장관의 지지자는 친문재인 강성파이기 때문에 반이재명 정서가 남아있어서 이낙연 후보 쪽으로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