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 연일 주르륵…개미 "정부가 피눈물 나게 하네"

중앙일보

입력 2021.09.13 11:58

업데이트 2021.09.13 16:53

"오늘도 (주가가) 흐릅니다. 정부 정책이 국민 피눈물 나게 하네요."

당정발 규제 쇼크에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자 충격에 빠진 개인 투자자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는 카카오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한 우려에도 금융 당국의 빅테크 규제와 정치권에서 쏟아진 플랫폼 규제 강화 발언 등이 주가 급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시각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해 제재 절차를 밟고 있다는 추가 악재까지 나오며 개인투자자의 괴로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카카오모빌리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 또 4%대 급락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4.23% 하락한 12만45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12만9000원대에서 등락했으나, 오전 10시쯤 공정위 제재 소식에 낙폭을 키웠다.

카카오뱅크는 6.24% 내린 6만4600원으로, 지난 8월 상장 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2.71%)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하루에만 '카카오 삼형제'의 시가총액은 4조6000억원(96조953억원→91조4555억원) 증발했다.

이날 네이버도 전 거래일보다 0.49%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정부가 규제 카드를 꺼낸 지난 7일 대비 각각 13조원(68조4849억원→55조4015억원), 6조원(73조151억원→67조195억원)가량 사라졌다.

개인투자자의 속은 타들어 간다. 가뜩이나 삼성전자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 카카오와 네이버까지 주저앉아서다.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개인들은 카카오 주식을 2조8995억원, 네이버를 1조13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2030세대가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카카오와 네이버는 올해 1~8월 20대 고객 순매수 상위 종목 3위, 7위에 올랐다. 30대 고객 사이에서는 각각 6위, 9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 소액주주는 154만1106명, 네이버 소액주주는 56만3704명에 달했다.

카카오 소액주주 성모(32)씨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방침 탓에 며칠 사이 10% 넘게 손실 봤다"며 "투자자 피해를 정부가 책임질 거냐"고 말했다.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 등에도 "정부 규제가 과도하다" "민주당은 아웃이다, 대선 찍지 말자" 등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만 섞인 글이 많았다.

반면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정부의 규제가 정당하다는 의견도 있다. "문어발식으로 늘린 사업은 싹 바뀌어야 한다" "소상공인 영역까지 침범하진 말았어야지" 등의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카카오가 미용실이나 네일숍, 스크린골프 등부터 택시·대리운전 호출 등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던 데 따른 반응이다.

힘 빠진 ‘카카오 삼형제’ 주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힘 빠진 ‘카카오 삼형제’ 주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여당과 정부의 규제 발표 시점에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이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택시 업계 등 자영업자들의 표를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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