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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객물 휩쓴 유도 8단 원로배우 윤양하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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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양하. [중앙포토]

배우 윤양하. [중앙포토]

한국 검객물을 휩쓴 유도 8단 원로배우 윤양하(본명 윤병규)씨가 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자택에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1세. 아들 윤태웅씨는 고인이 낮잠을 자던 중 깨어나지 못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고인은 1940년 5월 1일 전북 순창에서 태어났다. ‘평화의 날개’로 데뷔한 가수 윤연선이 동생이다. 고인은 중‧고교 시절 씨름선수를 하다 서울 유도대학(현 용인대)에서 유도를 전공했다.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신 뒤 합동영화사 오디션에서 배우 윤정희와 나란히 뽑혀 연기의 길에 들어섰다.

검객물 스타 "임권택이 아낀 배우"

1976년 당시 배우 윤양하. [중앙포토]

1976년 당시 배우 윤양하. [중앙포토]

영화 출연작은 230여편에 달한다. 데뷔작은 1967년 김수용 감독의 멜로영화 ‘빙점’이다. 톱스타 남정임의 상대역으로 출연 비중은 작았으나 다부진 체격에 짙은 눈썹의 호남형 매력이 인상을 남겼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까지 검객물이 인기를 끌면서 고인은 주연급 스타로 올라섰다. ‘월하의 검’ ‘필살의 검’ ‘내장성 대복수’ 등 검객물 20여 편에서 주연을 맡았다.

1970년대 이후론 조연 배우로 토속영화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물레방아’, 역사물 ‘악인의 계곡’, 전쟁영화 ‘일송정 푸른 솔은’ 등 다양한 장르에 출연했다. 특히 임권택 감독과 1971년 ‘원한의 두 꼽추’를 시작으로 ‘만다라’ ‘아벤고 공수군단’ ‘씨받이’ 등 여러 작품을 했다. 원로 배우 한지일은 13일 페이스북에 “거장 임권택 감독님께서 무척 아꼈던 선배 배우”라 추모했다.

국회의원 낙선 후 유도 부흥 힘써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명예회장을 역임했다. 1996년 고향 전북 순창‧임실 지역구에서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 첫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론 체육활동에 열정을 쏟았다. 바르셀로나‧아틀란타 올림픽 한국 유도 대표팀 단장, 대한유도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유족은 부인 서성미씨와 배우인 장남 윤태웅, 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인 차남 윤세웅이 있다. 장례식은 13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센터빌의 ‘함께하는 교회’에서 동료 배우 이대근‧이구순‧원미경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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