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관련 제보자인 조성은(33)씨가 13일 “4월 3일 고발장 등 자료를 다운로드 받았다는 로그 기록이 다 있다”며 야당 측의 조작 의혹 제기에 반박했다.
지난해 4월 3일과 8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을 통해 조씨(당시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 부위원장) 본인에게 실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이 전달됐다는 디지털 포렌식 증거가 휴대전화에 남아있다며 한 말이다. 조씨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손 준성 보냄’이 검사 손준성이 보낸 것이란 사실도, 실제 손 검사의 연락처가 저장된 다른 사람에게 텔레그램으로 자료를 전달했을 때 손 검사 전화번호가 찍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전날 서울 신촌에서 열린 청년 토크콘서트에서 “작년 4월 초에는 도저히 알 수 없었던 얘기들이 고발장에 들어가 있다고 한다”며 “누가 보더라도 공작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씨는 “대검찰청 감찰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내 휴대전화를 포렌식 할 때 2020년 4월 3일 텔레그램으로 고발장 등 이미지가 다운로드됐다는 기록이 확인됐다”며 “내가 직접 참관했고, 수사기관에서도 보면서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4월 3일 다운로드 등 로그 기록은 당시 김 의원으로부터 ‘손 준성 보냄’이라고 찍힌 고발장 이미지 등을 전달받았다는 텔레그램 캡처 화면이 조작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다. 2020년 4월 3일 자 다운로드 기록은 해당 고발장 이미지가 적어도 4월 3일 이전에 생성됐다는 걸 뒷받침하는 사실관계이기 때문이다. 조씨는 이어 “고발장 이미지 파일이 첫 생성 자체가 2020년 4월 3일인 로그 기록도 (수사기관 포렌식 결과에) 있다”고 덧붙였다. 고발장을 4월 3일 당일 촬영해 전송한 이미지 파일이라는 것이다.
“보낸 이 손준성 검사 ‘빼박’…13일 ‘탈퇴한 계정 보냄’으로 바뀌어”
조씨는 “텔레그램 메시지 전달자가 손 검사와 동일 인물이라는 근거도 빼박(‘빼도 박도 못한다’의 줄임말로 확실하다는 표현)”이라고 주장하며 “‘손 준성 보냄’이 찍힌 메시지를 손 검사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는 제 삼자에게 전송했을 때 ‘손 준성’ 프로필에 손 검사의 휴대전화 번호가 뜬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으로 메시지 전달 기능을 사용할 때 자동으로 생성되는 ‘○○○ 보냄’의 ○○○은 최초 발신자로, 메시지가 여러 사람을 거쳐 전달돼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와 관련, 조씨는 “나는 손 검사의 연락처가 없어서 ‘손 준성 보냄’을 눌러 프로필 계정을 띄우면 전화번호에 ‘알 수 없음’이라고 뜬다. 그런데 손 검사의 연락처를 ‘손준성 검사’라고 저장해 놓은 뉴스버스 기자에게 해당 메시지를 다시 포워딩(전달)해보니 ‘손준성 검사 보냄’이라고 떴고 프로필에는 전화번호가 다 떴다”며 “공수처 등에도 (‘손 준성 보냄’ 메시지를) 텔레그램으로 전달했고, 기자와 확인한 캡처 화면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손 검사의 텔레그램 계정은 실제 탈퇴 상태다. 조씨의 휴대전화에도 ‘탈퇴한 계정 보냄’이라고 뜬다고 한다. 조씨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탈퇴한 계정’ 화면을 제시하면서 “이미 수사기관과 다른 기자들에게도 먼저 확인하라고 전달했고 확인된 분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다만, 손 검사가 고발장의 최초 작성자인지에 대해선 “그건 내용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유추하는 내용과 직접 갖고 있는 자료는 좀 분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보낸 이가 손 검사가 맞고, 만약 손 검사가 직접 작성한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지시해 작성토록 한 뒤 전송한 것이라면 윤 전 총장의 지시 여부와 무관하게 손 검사 본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손 검사는 지난 6일부터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 자료를 김웅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