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하다, 열 번째 본다"…'머드맥스' 현지 주민들 미친 존재감

중앙일보

입력 2021.09.13 05:00

한국관광공사가 기획한 '머드맥스'의 한 장면. 서산 오지리 갯벌을 무대로 촬영했다. 실재 주민들이 경운기를 끌고 갯벌을 달렸다. 사진 유튜브 캡처

한국관광공사가 기획한 '머드맥스'의 한 장면. 서산 오지리 갯벌을 무대로 촬영했다. 실재 주민들이 경운기를 끌고 갯벌을 달렸다. 사진 유튜브 캡처

이번엔 ‘머드맥스’다. 힙합 비트에 맞춰 충남 서산 대산읍 오지리 갯벌을 질주하는 경운기 부대의 영상이 유튜브 공개 10일 만에 500만 조회 수를 넘겼다. “풀 악셀 당기는 모습이 육군 기계화군단을 보는 것 같다” “유일한 단점은 너무 짧다는 거. 벌써 열 번 째 돌려보는 중” “힙하다는 말은 여기다 써야지!!” 같은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린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 홍보 영상 이야기다.

지난해 ‘범 내려온다’ 신드롬을 낳은 한국관광공사의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 서울‧목포‧전주 등을 무대로 6편의 관광 홍보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서만 대략 2억9000만 조회 수를 올렸다. ‘머드맥스’ 열풍을 몰고 온 시즌2 영상은 지난 3일 공개됐다. 서울‧서산‧순천‧부산‧통영‧경주‧안동‧강릉‧양양을 배경으로 한 8편이다. 각 지역 명소와 생활상, 힙합과 민요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관광공사와 광고회사로부터 연이은 성공 비결을 들었다.

B급 감성에서 로컬 브랜딩으로

동묘, 황학동 시장, 인사동 낙원상가 등을 무대로 촬영한 서울 편의 한 장면. 사진 한국관광공사

동묘, 황학동 시장, 인사동 낙원상가 등을 무대로 촬영한 서울 편의 한 장면. 사진 한국관광공사

시즌1 때는 목표가 확실했다. 이른바 ‘B급 감성’의 바이럴 영상을 통해 관광공사의 유튜브 채널을 알리는 게 중요했다. 시즌2는 ‘로컬 브랜딩(Local Branding)’이 핵심이다. ‘양양=서핑’ ‘베를린=예술’처럼 지역마다 기억될 만한 브랜드를 심는 작업이다. 하여 시즌2에서는 관광명소 외에 각 지역의 골목이나 상점, 현지 주민과 그들의 생활 방식을 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산이나 순천 편에서 뚜렷한 관광지가 보이지 않는 이유다. 서산은 ‘갯벌’, 순천은 ‘한국식 농촌 라이프’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머드맥스’ 이렇게 찍었다

시즌2는 지난 3월 기획했고, 지난달 촬영에 들어갔다. ‘로컬 브랜딩’과 ‘힙합’을 테마로 한 전반적인 기획은 한국관광공사가, 영상 스토리텔링과 제작은 광고회사 ‘HS애드’가, 음원은 하이어뮤직과 AOMG 소속 아티스트가 맡았다. 영화 ‘매드맥스’ 스타일과 접목한 서산 편 ‘매드맥스’ 편은 올 초 서해안 바지락 조업 현장을 취재한 KBS 뉴스 영상에서 힌트를 얻었다. 장마를 피하는 동시에 물때에 맞춰 촬영을 진행하느라 애를 먹었단다.

배우야, 현지인이야?

배우도 있고 주민도 섞여 있다. 클로즈업 숏이나 단독 숏이 들어가는 장면, 액션이 필요한 장면에는 배우를 기용했다. 이를테면 ‘매드맥스’ 첫 장면에서 경운기에 시동을 거는 어르신은 배우, 경운기 기어를 바꾸는 어르신은 실제 오지리 이장이다. 순천 편에는 100% 현지 주민만 출연했다. 서울 ‘아리랑’ 편에 등장하는 시계방‧헌책방 어르신, 대구 곱창 골목의 고기 굽는 아저씨 모두 실재하는 상인이다. 최지훈 HS애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경운기에 시동 거는 대목처럼 전문 배우를 기용한 장면도 있지만, 출연진 대부분이 현지 주민이다. 덕분에 지역성과 현장감을 생생히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순천 편에는 우리네 농촌의 정겨운 생활상이 잘 드러나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순천 편에는 우리네 농촌의 정겨운 생활상이 잘 드러나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정겹네, K소품 

농촌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은 순천 편에는 막걸리, 인삼주, 커피믹스, 팔토시, 호미, 포대기 따위의 이른바 ‘K소품’이 잔뜩 등장한다. ‘머드맥스’에서 경운기 앞에 달려있던 해골은 이번 촬영한 특수 제작한 소품이다. 그냥 해골이 아니라, 조개 같은 갯것을 덕지덕지 붙여 만든 서산식 해골이다.

90초의 미학

시즌1·2 영상은 모두 러닝타임이 90초 안팎이다. 3분 이상 영상은 시청자를 붙잡아 놓기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통상 지속 시청시간이 50% 이내인데, 시즌1은 평균 지속 시청시간이 80%(100초 중 80초 시청)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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