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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국민지원금 '병원'서 사용 가능, 위험 질환 예방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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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전문의 칼럼 박성연 동국대일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이하 국민지원금) 신청이 지난 6일 시작됐다. 1인당 25만원이 지급되는 국민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전 국민적 고통과 질병 부담을 쭉 지켜본 의료진으로서 그동안 미뤄 뒀던 건강관리를 위해 질병 예방에 투자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을 겪으면서 그동안 사회가 방어막을 잘 만들어 왔거나 예방이 가능한 질병들에 대한 관심은 뚝 떨어졌다. 이로 인한 결과는 절반 이상 떨어진 성인 예방접종 성적이 말해준다. 만 65세 이상에서 필수 접종해야 하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자 수는 2020년 3분기 41만4596명에서 올해 1분기 11만2860명까지 감소했다. 50대 이상에서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대상포진 예방 백신 시장 규모도 약 60%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급성 통증은 산통이나 수술 후 통증보다도 극심하고, 피부 병변이 가라앉은 후에도 수개월간 지속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행될 수 있다. 그만큼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한국인 사망 원인 3위인 폐렴 역시 환자 수는 줄지 않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인 폐렴구균에 대한 대비는 이뤄지지 않아 매우 우려된다. 폐렴구균에 감염돼 폐렴으로 이행하면 환자의 5~7%는 사망에 이른다.

다행히 두 질환은 성인에게 접종 가능한 백신이 있다. 대상포진은 만 50세 이상에서 평생 1회 접종으로 대상포진은 물론 대상포진 후 신경통까지 예방할 수 있다. 폐렴구균 백신의 경우 연령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한 접종 횟수와 스케줄을 확인하고 접종해야 한다.

대한감염학회는 건강한 만 65세 이상에게는 23가 백신 1회 접종 또는 13가 백신과 23가 백신의 순차 접종, 18~64세 만성질환자·면역저하자는 13가 백신과 23가 백신의 순차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만 50세 이상 성인이라면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두 가지 백신은 코로나19 백신과 접종 간격에 상관없이 접종할 수 있다.

이제 ‘위드 코로나’ 시기로 접어들었다. 질병에 대한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다. 다행히 국민지원금은 의료비로 사용할 수 있다. 예방할 수 있는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겪지 않도록 대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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