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효과'에 속도 준 이재명 과반질주…'호남대전' 예고

중앙일보

입력 2021.09.12 20:07

업데이트 2021.09.12 21:28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합동연설회(1차 슈퍼위크)에서 이재명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합동연설회(1차 슈퍼위크)에서 이재명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세론’의 실체는 명확했다. 12일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1차 슈퍼위크(국민선거인단 투표 공개)에서 달성한 득표율 51.09%(25만3762표)는 앞서 세 차례 지역 경선에서 달성한 ‘과반 질주’의 연장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각각 수만명 규모였던 지금까지의 지역 경선과 달리, 전체 경선 유권자(약 200만명)의 3분의 1에 달하는 대규모 표심(64만2519명) 향배가 드러난 것이기 때문이다.

1차 슈퍼위크와 함께 발표된 강원 지역 경선 결과에서도 이 지사는 55.36%의 득표율(5048표)을 기록했다. 전날 대구·경북(51.12%)에서보다 높은 수치다. 당초 강원은 현역 의원 중 이광재(원주갑)·송기헌(원주을) 의원이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허영(춘천·철원·화천·양구갑) 의원이 이낙연 전 대표를 공개 지지하고 있어 이 지사의 조직세가 상대적으로 약할 것으로 전망되던 지역이다.

추미애 효과 뚜렷

지역 4연승에, 1차 슈퍼위크까지 누적 과반 득표 달성한 이 지사는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을 이어갔지만 득표율 51.41%(28만5856표)로 과반 턱걸이에 그쳐 본선 직행을 장담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31.45%를 기록해 누적 득표에서도 31.08%(17만2790표)로 기세를 회복한 데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선전이 두드러진 결과다.

추 전 장관은 누적 득표율 11.35%(6만3122표)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 충청 경선 때(6.81%)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산 수치다. 전날 고향인 대구·경북에서의 승기를 이어가며 정세균 전 국무총리(4.27%, 2만3731표)를 여유있게 제치고 3위 굳히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발표 직후 통화에서 “선거인단 투표에서 사실 이보다 더 선전할 줄 알았다”면서 “3위인 추미애 후보가 생각보다 많이 치고 올라왔다.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이 주목을 끌면서 ‘추미애가 옳았다’는 데 집중한 검찰개혁 지지층이 추 후보에 표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도 “이 지사의 표가 예상보다 1~2%포인트 가량 떨어진 건 결국 추미애 주목 효과가 낳은 현상”이라면서 “이재명 표가 이낙연 쪽으로 간 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로 호남 지지층이 결집한 측면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 전 대표를 집중 공격해 온 추 전 장관이 득표에선 결국 이 전 대표를 살리는 아이러니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반 여유 이재명, 최악 면한 이낙연

그러나 이 지사 캠프는 여전히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 캠프 소속 중진 의원은 “호남에서 과반 얻기는 그렇게 녹록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2~3차 선거인단에서는 과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호남 못지 않게 권리당원 숫자가 많은 경기·서울에서 이재명이 60% 이상으로 압승할 수 있어 결선 투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합동연설회(1차 슈퍼위크)에서 이낙연, 이재명 후보가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합동연설회(1차 슈퍼위크)에서 이낙연, 이재명 후보가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이 전 대표 캠프 내부에선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캠프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35% 달성과 이 지사의 과반 릴레이 붕괴가 이뤄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좀 더 해볼만하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생각이 함께 든다”고 말했다. “1차 선거인단 모집·등록 때 이재명 캠프가 노조·직능단체·협회·연합회 등을 선점해 우리가 밀렸다는 우려가 있었는데도, 결과적으로 지금까지에 비해 격차를 줄인 건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추석 연휴 이후인 오는 25~26일 호남 경선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호남 권리당원·대의원은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13만여 명 규모다. 캠프 관계자는 “이낙연이 태어나고 정치적 기반을 닦은 안방에서 역전의 기반을 닦으면, 이어지는 2~3차 슈퍼위크도 해볼만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경선, 누가 언제 얼마나 투표하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민주당 경선, 누가 언제 얼마나 투표하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앞서 민주당 선관위는 대전·충남(9월 4일)부터 서울(10월10일)까지의 전국 순회 지역 경선 중간 중간에 ‘1·2·3차 슈퍼위크’를 배치했다. 권리당원·대의원 외 일반 국민도 참여 가능한 ‘국민 선거인단’ 모집을 1·2·3차에 나눠 하고, 세 그룹이 각각 투표할 기간을 1·2·3차로 분리해 흥행과 주목도 집중을 노렸다. 각 결과 발표는 슈퍼위크 마지막날(9월 12일·10월 3일·10월 10일) 세 차례로 나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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