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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美법원 “인앱결제 완화” 명령에도, 에픽은 “계속 싸운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2 18:13

업데이트 2021.09.12 18:28

미국 법원이 애플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완화하도록 명령했다. 하지만 애플이 관련 시장에서 독점 기업은 아니라고 판단해 앱 마켓 수수료를 둘러싼 개발사와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무슨 일이야

12일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 법원은 “애플이 앱 내 다른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 것은 반(反) 경쟁적 행위”라고 지난 10일(현지시간) 판결했다. 에픽게임즈가 지난해 8월 “애플 앱스토어가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강요해 30% 수수료를 받는 것은 시장 독점 횡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다. 이 법원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애플은 90일 이내에 개발자들이 다른 결제수단에 대한 외부 링크를 앱에 포함할 수 있게 허용하라”고 명령했다.

에픽게임즈의 대표 게임 포트나이트는 지난 8월 '원더우먼' 컵 대회를 열었다. [사진 에픽게임즈]

에픽게임즈의 대표 게임 포트나이트는 지난 8월 '원더우먼' 컵 대회를 열었다. [사진 에픽게임즈]

이게 왜 중요해

● 앱마켓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은 IT업계 초미의 관심사. 그간 글로벌 IT업계에선 애플·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둘러싼 불만이 누적돼 왔다. 하지만 90% 이상 시장을 장악한 애플·구글은 “앱마켓 운영비를 앱개발사도 분담하라”며 정책을 고수했다. 그런데 최근 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수수료 30%는 플랫폼의 횡포”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 실제 지난달 한국 국회에선 “결제 시스템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이 통과됐다. 양대 앱마켓을 배출한 미국에서도 특정 결제수단 강요를 막는 ‘오픈 앱마켓 법안’이 의회에 발의된 상태다. 이번 판결은 이같은 인앱결제 무력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소송에선 누가 이겼어?

법원이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완화하도록 명령했지만, 다른 9개 쟁점에선 애플이 모두 이겼다. “부분적인 승리”(WSJ)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
● 애플이 법원 판결을 받아들인다면, 향후 소비자가 애플의 앱마켓(앱스토어) 밖에서 결제할 경우 개발사는 애플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개발사들이 현재보다 저렴하게 외부링크로 앱 내 콘텐트를 판매한다면 앱마켓 생태계가 흔들릴 수도 있다. 판결 후 애플의 주가는 3% 가까이 하락했다. NYT는 “법원이 애플의 앱스토어 통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 하지만 법원은 애플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독점 기업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앱스토어 밖에서 소비자가 아이폰에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할 수 있게 하려는 에픽게임즈의 시도도 법원은 허용하지 않았다. 또 에픽게임즈가 지난해 8월부터 게임 이용자들이 애플을 건너뛰고 결제할 수 있게 한 건 애플과의 계약 위반이라며 애플에 손실액을 배상하도록 했다. 로저스 판사는 “애플이 55% 이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이 요소를 독점 금지 행위로 볼 순 없다”며 “성공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 애플-에픽게임즈 소송을 담당한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의 지난 5월 공판 진행 모습을 그린 삽화.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 애플-에픽게임즈 소송을 담당한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의 지난 5월 공판 진행 모습을 그린 삽화. [로이터=연합뉴스]

앞으로 어떤 영향?

애플은 판결을 앞두고 최근 잇달아인앱결제 강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말에는 앱 개발사들이 앱스토어 외부의 결제수단을 사용자에게 홍보하는 걸 허용한다는 정책 변경안을 발표했다. 이달 초에는 콘텐트 구독형 앱(리더 앱)에 한해 외부결제 링크를 앱에 넣는 걸 허용하기도 했다. 이번 법원 판결은 이보다 한 걸음 더 나갔다. 애플이 리더 앱으로 한정한 외부결제 링크를 게임을 포함한 모든 앱으로 넓힌 것. 국내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인앱결제 강제 정책은 변함 없지만, 결제 규모가 큰 앱에도 모두 외부링크가 허용되면 기존 앱마켓 생태계엔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애플과 에픽게임즈 모두 항소할 가능성이 높아 법원 명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애플·에픽게임즈는 뭐래?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의 발언 [사진 트위터 캡처]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의 발언 [사진 트위터 캡처]

● 애플은 “앱스토어가 독점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법원이 확인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법원이 인정했듯, 성공이 불법은 아니다”라며 “애플은 모든 사업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고 제품과 서비스가 최고이기 때문에 선택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애플과 소송전을 주도한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오늘 판결은 개발자나 소비자의 승리가 아니다”라며 “에픽은 10억 명 소비자를 위해 인앱결제 수단과 앱스토어 간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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