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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맞고 차례 괜찮을까요" 백신 '집콕', 온라인 성묘… 달라진 추석풍경

중앙일보

입력

7일 오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이모(28)씨는 추석 연휴 기간 백신 접종일정이 잡혀 본가에 내려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백신 접종 전후로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기로 해서다. 이씨는 “백신을 맞는 날이 추석 당일이라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하니 집에서 쉴 계획”이라며 “가족 중 일부가 아직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는 것도 집을 찾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추석 연휴 중 백신 접종…“차례 지내도 될까요?” 문의 글 쏟아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올해 추석 풍경은 지난해와 또 다르다. 백신 10부제, 잔여 백신 예약으로 추석 연휴 기간 백신 접종 일정이 겹치면서 부작용 등을 고려해 '집콕' 연휴를 선택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가족과 함께냐, 백신 접종이냐를 두고 고민에 빠진 사람도 많다. 추석 연휴에 차례 음식을 만들거나 장거리 운전 등을 해야 하는 경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맘 카페 등에도 추석 연휴 중 백신 접종에 관한 글이 쏟아졌다. 커뮤니티에는 “화이자 부작용이 차례를 못 지낼 정도인지 걱정이 된다”“직접 운전해서 고향에 가야 하는데 집에서 홀로 쉬어야 하는 게 나을지 고민이 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주부 권모(43)씨는 “화이자 2차가 아프다고 해서 걱정이 되는데 추석 차례 음식 준비를 어찌해야 할지 시어머니에게 백신 일정을 말씀드리면서 물어보니 ‘어쩌냐, 그래도 해야지’라는 답변뿐이었다”며 “백신 부작용이 심할까 봐 많이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추석 연휴 중에 잡힌 백신 일정을 변경하는 방법을 문의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미리 성묘’ 인파 쏟아져…온라인으로 추모도

추석 명절이 2주 앞으로 다가온 5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납골당을 찾은 시민들이 성묘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인천가족공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추석 연휴기간인 9월18일부터 22일까지 화장장을 제외한 전 시설을 폐쇄한다. 한편 비대면으로 추모할 수 있는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오는 13일부터 제공한다. 뉴스1

추석 명절이 2주 앞으로 다가온 5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납골당을 찾은 시민들이 성묘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인천가족공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추석 연휴기간인 9월18일부터 22일까지 화장장을 제외한 전 시설을 폐쇄한다. 한편 비대면으로 추모할 수 있는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오는 13일부터 제공한다. 뉴스1

추석 전 마지막 주말인 12일 미리 성묘를 나서는 인파로 도로는 혼잡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석 연휴 기간에 추모공원 등은 운영을 중단하면서다. 서울현충원 등 전국 11개 국립묘지는 추석 연휴에 일반 성묘를 통제한다. 인천 가족공원의 경우, 11일 기준 성묘를 하기 위해 찾은 시민은 총 4만여명으로 평소 주말 방문객보다 3배나 많았다. 김진국(54)씨는 “미리 다녀올 사람은 이렇게 그 전주에 성묘를 다녀오기 마련인데 추석에 성묘 금지를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며 “사람이 북적북적해서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성묘를 하게 돼 마음은 편해졌다”고 말했다.

비대면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 이용객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금까지 47만명이 넘는 성묘객이 보건복지부의 온라인 추모·성묘 서비스를 이용했다. 온라인으로 추모관을 개설해 고인을 추모하고 차례상 꾸미기, 헌화·분향하기를 한 뒤에 이를 가족 간에 공유하는 식이다. 코로나19로 성묘를 가기 어려운 유족을 위해 고인이 안치된 모습도 사진으로 받아볼 수 있다.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안치 사진을 신청하면 관리자가 직접 묘지 등의 사진을 찍어 전송해준다. 이밖에 국가보훈처에서도 국립묘지 의전단이 고인에게 헌화·참배하는 사진을 찍어 유족에게 전송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인천가족공원 직원들이 9일 인천시 부평구 가족공원에서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수단을 활용한 추석 성묘를 당부한 가운데 인천가족공원을 찾는 성묘객들이 온라인으로 헌화와 차례를 지낼 수 있도록 마련됐다.뉴스1

인천가족공원 직원들이 9일 인천시 부평구 가족공원에서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수단을 활용한 추석 성묘를 당부한 가운데 인천가족공원을 찾는 성묘객들이 온라인으로 헌화와 차례를 지낼 수 있도록 마련됐다.뉴스1

추석 연휴 중 가족모임 8명까지…“집에서 모이는데 어찌 아나”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3일 연휴 중 거리두기 규제를 부분 완화했다. 추석 연휴를 포함한 일주일 동안은 가정 내 가족 모임도 최대 8명까지 가능해진다. 이 경우 백신 미 접종자는 최대 4인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하지만 들쑥날쑥 바뀌는 사적 모임 인원규제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직장인 박모(35)씨는 “집에서 차례를 지내면 8명이 모이는지 20명이 모이는지 신고가 불가능한 상황 아니냐”며 “사적 모임 가능한 인원수가 자꾸 바뀌니 오히려 혼동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변만 봐도 인원수 맞춰서 가족 제사 등을 진행하는 곳은 거의 없고, '알아서 조용히 오라'는 식이라 지방 등으로 확진자가 늘어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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