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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총상금 93배로 성장한 신한동해오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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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1회 대회 로고 문양을 넣은 신한동해 오픈 티셔츠. [중앙포토]

1981년 1회 대회 로고 문양을 넣은 신한동해 오픈 티셔츠. [중앙포토]

1980년대 일본 오사카의 재일 교포 사회엔 에너지가 넘쳤다. 간사이 지역 교포 경제인들은 80년에 코마 골프장을 만들었다. 2013년 발간된 『아름다운 일본의 골프코스』는 “코마를 한자로 쓰면 고려를 뜻하는 의미로 1000여 년 전 고구려 패망 후 도래인들이 정착한 지역을 뜻한다”고 소개했다.

간사이 교포 기업인들은 1981년 한국에 동해 오픈을 만들었다. 동포 싱글 골퍼 모임 회원들이 100만 엔씩 내서 동해를 사이에 둔 한국과 일본이 친선을 도모하고 양국 골프 발전에 이바지하자는 뜻이었다. 이듬해 신한은행이 설립됐고, 이후 동해오픈은 신한동해오픈이 됐다.

신한동해오픈이 40주년을 맞았다. 81년 총상금은 150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14억 원으로 100배 가까이 커졌다.

동해오픈과 은행 창립에 큰 역할을 한 이희건 전 신한은행 명예 회장은 대회를 유별나게 사랑했다. 1990년 우승자인 이강선은 “회장께서는 매년 대회장에 와 시상을 했다”고 기억했다. 작고 2년 전인 2009년까지 일본에서 한국으로 와 대회를 관전했다. 소변을 보기가 어려워 몇 시간 동안 일부러 물을 마시지 않아 탈수 증세로 쓰러지기도 했다.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창립자로 마스터스를 키운 클리퍼드 로버츠가 연상되기도 한다.

신한동해오픈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회는 아니지만 한 스폰서가 가장 오래 후원한 대회다. IMF 경제위기를 겪던 1998년과 1999년 등 네 차례 대회가 열리지 못해 올해가 37회째다.

지난해엔 동해오픈 창립자들의 고향인 일본 오사카의 코마 골프장에서 대회를 치르려했는데 코로나19로 좌절됐다. 일본 코마 골프장엔 다보탑과 한옥 그늘집 등이 있고 한국식 곰탕이 시그니쳐 메뉴다.

올해는 40주년을 맞아 역대 우승자들이 참가했다. 최윤수(73), 이강선(72), 조철상(62), 김종덕(60) 등이다. 최윤수는 2018년 KPGA 선수권 이후 3년 만에 대회에 나서 자신의 최고령 참가 기록을 경신했다.

서요섭이 최종라운드 2언더파 69타, 합계 15언더파로 조민규에 역전 우승했다. 지난달 KPGA 선수권 챔피언인 서요섭은 올해 유일한 다승자로 최근 3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

군 복무 후 미국에서 어려움을 겪던 배상문은 자신이 2연속 우승했던 이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최종라운드 5연속 버디 등 6언더파를 쳐 합계 9언더파 공동 9위로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인천=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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