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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 백신 맞기 싫었으면…뉴욕선 산부인과 분만중단 사태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뉴욕주의 한 병원에서 산부인과 직원들이 줄줄이 코로나19 백신 의무 접종 대신 사직을 선택해 분만 업무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뉴욕주는 지난달 주의 모든 의료 종사자들이 오는 9월 27일까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선 공공·민간·의료·교육 분야 등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가 확산하면서 사회적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백신 의무 접종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어머니와 3살 난 아들도 동참했다. [AP=연합뉴스]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백신 의무 접종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어머니와 3살 난 아들도 동참했다. [A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뉴욕주의 루이스 카운티 종합병원은 백신 접종 의무화에 산부인과 직원 6명이 사표를 냈고, 7명이 추가로 사직할 가능성이 있어 오는 25일부터 분만을 일시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의 최고경영자(CEO) 제럴드 케이어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직원들의 사직으로 분만 중단 이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케이어 CEO에 따르면 뉴욕주가 지난달 의료진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이후 이 병원에선 지금까지 간호사·치료사 등 30명의 의료인이 일을 관뒀다. 이들은 백신을 맞느니 차라리 회사를 그만 두는 쪽을 택한 것이다. 이 병원의 업무 중단 사태는 다른 부서로 확대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케이어 CEO는 아직까지 백신을 맞지 않은 165명의 직원 중 73%가 퇴사와 백신 접종 중 무엇을 택할 지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9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행정명령으로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물론,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사업체의 직원들까지도 모두 백신을 맞도록 했다. 또 노동부 긴급 지침을 통해 100인 이상 기업의 모든 인력에 백신 접종을 증명하거나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시하게 했다. 의료 종사자 의무 접종 대상도 기존 요양시설에서 전국의 모든 병원으로 확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가 영향을 미치는 인구를 약 1억 명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접종 의무화 조치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고 NYT는 전했다. 브라운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아시시 자 학장은 "그것(새 조치)은 현재의 급증 곡선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며 "현재 정확하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모리대의 생물 통계학자 나탈리 딘은 "이번 조치가 다른 조직이 비슷한 의무화 결정을 내리는 데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은 이번 조치가 '불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우스다코타주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일어설 것이다. 조 바이든, 법정에서 봅시다"라고 썼다.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는 "주(州) 법무장관에게 이 행정부의 위헌적인 행정권 남용에 저항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해달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로스앤젤레스(LA)에선 백신 의무 접종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등 항위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와 ABC뉴스가 공동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미접종 근로자에게 '회사가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응답자의 42%가 "직장을 그만둘 것"이라고 답했고, 35%는 "의료·종교적 이유로 예외 인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은 1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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