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최대 500mm 물폭탄 퍼붓는다…태풍 '찬투' 17일 제주 접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태풍 ‘찬투’ 예상 진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태풍 ‘찬투’ 예상 진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강한 세력을 가진 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중국 상하이 인근 해상에서 사흘가량 제자리걸음 하다 17일께 제주도 부근 해상에 접근할 것으로 예측됐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제주에는 최대 500mm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찬투는 12일 오전 9시 대만 타이베이 남남동쪽 약 170km 해상을 지났다. 중심 기압 935hPa에 최대 풍속 초속 50m(시속 180km), 강풍 반경 280km로 크기는 작지만, 위력은 ‘매우 강’한 태풍이다. 가장 센 '초강력' 등급 바로 아래다. 찬투는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꽃 종류 중 하나다.

계속 북진하고 있는 찬투는 이날 밤 대만 북쪽 해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 이동 속도가 느려지면서 13~15일엔 중국 상하이 부근 바다와 육상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 기간에 태풍의 이동 속도는 시속 5km 내외로 사실상 정체 상태로 있게 된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15~16일께 태풍이 서서히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17일 오전 9시 제주 서쪽 약 170km 해상에 도달하겠다.

1994년 발생한 태풍 '더그'는 제주 서쪽 해상에 나흘 가량 정체 상태로 머물렀다. 자료 기상청

1994년 발생한 태풍 '더그'는 제주 서쪽 해상에 나흘 가량 정체 상태로 머물렀다. 자료 기상청

태풍이 사흘씩이나 거의 움직이지 않고 머무르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가장 비슷한 경향을 보인 건 1994년 발생한 13호 태풍 '더그'(DOUG)다. 제주 서쪽 해상에 나흘 정도 정체해 있던 더그는 거의 매일 최대 300mm 내외의 많은 비를 내렸다.

한상은 기상청 기상전문관은 "13일 밤 태풍 북쪽에 고기압 세력이 강하게 갖춰지면서 상하이 부근에 정체하는 구도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16일부터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차고 건조한 대기 상층 기압골로 인해 고기압이 빠져나간 뒤에야 태풍이 강한 편서풍을 타고 제주도 부근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머무르는 동안 찬투의 세력은 상당히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바다 위에 오래 정체되면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저수온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강한 바람이 불면서 상층부, 하층부 해수가 섞이는 식이다. 이 때문에 태풍의 중심기압은 13일 오전 9시 955hPa에서 16일 같은 시각에는 985hPa까지 올라간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다만 16~18일 태풍이 동진하는 시점에선 북쪽의 상층 기압골 영향으로 세력이 일시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

위성 영상으로 포착된 14호 태풍 '찬투'. 자료 기상청

위성 영상으로 포착된 14호 태풍 '찬투'. 자료 기상청

이번 태풍이 상하이 부근에서 주춤하는 상황은 거의 확실하지만, 그 후 이동 경로나 시기는 아직 유동적이다. 현재로서는 제주 인근 해상을 지나 대한해협이나 일본 큐슈 북쪽을 지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남부 지방이나 제주도 남쪽 먼 해상을 거치는 경로도 가능하다. 한국이 태풍 영향권에 드는 건 15~16일 전후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14일 즈음 더 정확한 정보가 확인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상은 기상전문관은 "태풍이 멈춰 있다 이동하는 등의 변동성 때문에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당장 예측하기엔 불확실성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다만 찬투가 남쪽에서 몰고온 고온의 수증기로 인해 제주도ㆍ남해안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한반도 상공에 놓인 건조한 공기와 만나면서 이 지역에 비구름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제주엔 12일 밤부터 15일까지 100~300mm의 폭우가 내리고, 많은 곳은 500mm 이상 쏟아지겠다. 전남과 경남 남해안, 경남 서부 지역 등에는 14일부터 20~80mm의 비가 내리겠다.

강수량은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주는 14일, 남해안은 15일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지겠다. 태풍 영향권에서 먼 중부 지방의 강수량은 상대적으로 적겠다. 비 예보도 태풍 경로에 따라 유동적이라 향후 기상 예보 등을 참고해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