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345위→US오픈 우승...英 뒤집은 18세 라두카누는 누구

중앙일보

입력 2021.09.12 13:29

업데이트 2021.09.12 13:48

올해 1월 세계 랭킹 345위였던 에마 라두카누(19·영국)이 9개월 만에 US오픈 테니스 대회 정상에 올랐다.

12일 US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에마 라두카누. [AP=연합뉴스]

12일 US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에마 라두카누. [AP=연합뉴스]

현재 세계 150위인 라두카누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레일라 페르난데스(19·캐나다·73위)를 1시간 51분 만에 세트 스코어 2-0(6-4, 6-3)으로 눌렀다. 라두카누와 페르난데스는 이번 대회에서 10대 돌풍을 일으켰다. 시드를 받지 못한 선수 간에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맞붙는 것은 남녀 테니스 역사를 통틀어 처음이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3월 투어 대회 우승을 한 차례 차지하면서 100위 안에 들었지만, 라두카누는 우승을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메이저를 제외한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출전 경력이 세 번이 전부였다. 이번 대회도 100위권 밖이라서 예선을 3경기나 치르고 본선에 올라왔다.

페르난데스는 전 세계 1위 오사카 나오미(일본·32강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16강전) 등을 이기면서 돌풍을 일으켰는데, 라두카두의 돌풍이 더 끈질겼다. 라두카드는 사이드라인을 파고드는 정교한 샷으로 페르난데스를 괴롭혔다. 2세트에선 슬라이딩하다가 왼쪽 무릎이 찢어져 피를 흘리기도 했지만 그는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챔피언십 포인트를 서브에이스로 따내면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라두카누는 메이저 대회 남녀 단식을 통틀어 처음으로 예선 통과자가 우승까지 차지하는 기록을 작성했다. 게다가 예선 3경기와 본선 7경기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무실세트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11월 13일에 태어난 라두카누는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18세 9개월이다. 이에 1999년 대회 세리나 윌리엄스(미국·17세 11개월)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US오픈에서 정상에 오르고, 2004년 윔블던 결승에 올랐던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17세) 이후 최연소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우승자가 됐다.

12일 US오픈 우승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는 에마 라두카누. [AP=연합뉴스]

12일 US오픈 우승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는 에마 라두카누. [AP=연합뉴스]

라두카누 아버지 이안은 루마니아, 엄마 르네는 중국 출신이다. 라두카누 출생지는 캐나다 토론토였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부모님이 2세에 영국으로 이주해 런던에서 자라면서 라두카누는 영국인이 됐다. 이에 라두카누의 동화 같은 우승에 영국은 환호하고 있다. 영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1977년 윔블던에서 버지니아 웨이드(76·은퇴) 이래 44년 만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라누카누에게 "US오픈 우승을 축하한다. 이번 우승은 당신의 엄청난 노력과 헌신이 이뤄낸 결과물로 젊은 나이에 이뤄낸 엄청난 성과"라고 축전을 보냈다.

라두카누는 5세부터 승마·골프·스키·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접했다. 9세부터는 모터크로스를 시작했는데 여전히 좋아한다. 여러 스포츠 중 그가 제일 사랑한 스포츠는 테니스였다. 13세에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두각을 보였다. 그런데도 그의 빠른 성장세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높은 학업 성적을 원했던 부모님의 뜻에 따라 학교생활도 병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경제학, 수학 등에서 A학점을 받았고, 중국어도 잘한다.

12일 US오픈 우승 이후 에마 라두카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0만명을 넘긴 모습. [사진 라두카누 인스타그램]

12일 US오픈 우승 이후 에마 라두카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0만명을 넘긴 모습. [사진 라두카누 인스타그램]

라두카누는 올해 세계 345위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는 수천 명의 프로 테니스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학교에 가느라 지난 6월까지는 대회 출전 기록이 없다. 지난 7월 300위대 순위로도 윔블던에 출전할 수 있었던 건 자국에서 열려 와일드카드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윔블던에서 16강에 오르면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그리고 바로 다음 US오픈에서는 우승까지 하면서 진짜 스타로 거듭났다. 그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워는 지난 6월 2000여명이었는데 3개월 만에 100만명이 넘었다.

라두카누는 13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2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라두카누는 이번 대회 우승상금으로 250만 달러(약 29억2500만원)를 받았다. 라두카누가 앞으로 광고 수익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1억 파운드(약 1620억원)는 될 것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US오픈 우승으로 그의 인생은 어떻게 바뀔까. 라두카누의 답은 발랄했다. "글쎄요.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고 싶어요.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전혀 없어요. 저는 아직 18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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