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다 웃는데…이케아만 코로나에 발목잡힌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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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문을 연 ‘이케아 랩’. [사진 이케아코리아]

지난해 11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문을 연 ‘이케아 랩’. [사진 이케아코리아]

국내 가구업계를 활짝 웃게 한 ‘코로나 특수’에도 웃지 못한 기업이 있다. 바로 세계 최대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의 한국법인이다. 올들어 한국 진출 7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이케아코리아는 한국 시장에 맞는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돌파구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7년 만에 최저 성장률

이케아코리아 매출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케아코리아 매출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케아코리아는 지난해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수혜자로 평가 받았다. 2020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액이 663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6% 성장했기 때문이다. 당시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온라인 매장의 인기로 온·오프라인 전체 방문객 수는 오히려 늘었다”며 “코로나19로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이 한몫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이케아코리아의 2021 회계연도(지난해 9월~올해 8월) 매출은 6846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 2014년 12월 광명점을 개설하며 한국에 상륙한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비싼 배송비가 발목 잡아 

이케아코리아의 성장이 정체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코로나19 여파로 이케아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케아코리아는 글로벌 사업전략에 따라 규격화한 가구를 창고형 매장을 통해 판매해왔다. 자가배송, 자가조립, 자가시공을 통해 소비자는 구매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팬데믹이 길어지며 비대면으로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자 배송과 조립 비용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이케아의 강점은 품질보다는 가격과 디자인인데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제품 가격이 상당히 올라간다”며 “국내 가구업체들은 전문가가 조립한 완제품을 무료로 배송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케아와 유사한 쇼룸형 매장 확산

한샘리하우스 매장에 전시된 침실용 가구와 책상. [사진 한샘]

한샘리하우스 매장에 전시된 침실용 가구와 책상. [사진 한샘]

이케아의 강점이었던 쇼룸형 매장이 널리 확산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이케아 매장은 침실, 거실, 욕실 등 집안의 다양한 공간을 가구원 수에 따라 모델하우스처럼 구성해 자사 제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예쁘게 꾸며진 매장을 통해 계절에 따른 홈 인테리어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이케아의 집객 요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샘,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등 국내 업체들도 모델하우스형 쇼룸을 갖춘 대형 매장을 출점하고 있다. 게다가 오늘의집, 핀터레스트 등 집꾸미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도 출시됐다. 비대면으로도 모델하우스형 쇼룸을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 소비자 고려해 배송체계 손봐

지난해 국내 가구업체 매출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해 국내 가구업체 매출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장의 변화가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자 이케아코리아는 한국식 시스템을 도입하며 대응에 나섰다. 일단 ‘배 보다 큰 배꼽’으로 불렸던 배송료 체계부터 손 봤다. 그동안 이케아는 상자에 넣을 수 있는 택배 제품은 5000원, 가구는 4만9000원의 배송요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지난 달 도입한 새 배송 체계에서는 크기와 무게에 따라 택배 요금이 3000·5000·8000원으로 다양해졌다. 부피는 커도 무게가 적게 나가는 일부 제품은 4만9000원이었던 배송요금이 8000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매장 근처에 한해 2만9000원에 제공하던 당일·익일배송 서비스도 적용 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 세계 이케아 중 당일·익일배송을 제공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고객이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즐거운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가구 조립 서비스에도 보다 합리적인 비용 산정 방식을 도입해 소비자 부담을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가구업체들은 급성장하는 홈 인테리어 시장을 겨냥해 업종간 합종연횡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한샘의 경영권 인수에 나섰고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도 모회사의 유통망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가구시장에서 이케아코리아는 한샘, 현대리바트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이케아가 코로나 사태로 전환점을 맞게 됐다”며 “온라인 가구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이케아코리아의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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