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봉 1억7000만 무보 감사에 靑행정관…또 낙하산

중앙일보

입력 2021.09.12 06:01

업데이트 2021.09.12 08:50

한국예탁결제원 등 금융 공기업 임원에 정치권 출신이 임명돼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무역보험공사 감사 자리에도 청와대 출신 행정관이 선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말기에 금융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출보험 전담 공공기관인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지난 7월 신임 감사에 이종석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임명했다. 무보가 올해 감사 연봉으로 책정한 예산은 1억7095만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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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사는 6월까지는 대통령 직속기관인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회' 기획협력팀장으로 일했다.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토대 분석 및 강화’가 주 업무였다. 그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으로도 활동했다. 회계사 출신이긴 하지만, 진보신당ㆍ정의당 의원실 보좌관을 거친 진보 정치권 인사로 분류된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친정권 인사들이 금융계 요직을 잇달아 꿰차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에는 장도중 전 기획재정부 경제부총리 정책보좌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보좌관은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에 참여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18대 대선 때는 문 대통령 캠프에서 수석부위원장을 맡았고, 2017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지냈다. 주택 금융과 관련된 경력은 전무해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앞서 20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펀드 사업을 총괄하는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에 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한국예탁결제원 상임이사에 한유진 전 노무현재단 본부장이 내정됐다. 역시 금융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친정권 인사들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천경득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금융결제원 상임 감사로 임명됐다.

금융권의 반발은 거세다. 취임 당시 문 대통령은 “공기업 낙하산과 보은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금융권에 투하되는 낙하산 인사는 되레 많아져서다.

금융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정권 말기를 맞은 현 정권의 ‘알박기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어섰다”며 “당장 낙하산 인사 투하를 중단하고 전문성과 능력을 겸비한 인사가 선임될 수 있는 공정한 임원 선임 절차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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