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Z'로 0% 굴욕 벗을까…중국 '죽의 장막' 도전하는 삼성

중앙일보

입력 2021.09.12 05:00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한 거리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화폐와 주판 조각상 옆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EPA=연합뉴스]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한 거리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화폐와 주판 조각상 옆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EPA=연합뉴스]

삼성전자가 3세대 폴더블폰을 앞세워 ‘갤럭시의 무덤’이 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 드라마를 쓸지 주목된다. 아직 중국 내에서 확실한 강자가 없는 초프리미엄폰 시장을 공략하면 점유율 0%대 굴욕을 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갤Z 시리즈, 중국 소비자 이목 끄는 데 일단 성공  

12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3와 갤럭시Z 폴드3의 중국 내 사전 예약 대기자는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약 7500만대)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치지만, 삼성전자에는 의미 있는 숫자다. 삼성의 중국 내 분기 판매량의 3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인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5%다.

시노리서치.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시노리서치.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한때 점유율 1위에서 0~1%대로 추락  

중국은 삼성에 ‘아픈 손가락’이다. 한때 점유율 20%를 찍으며 시장 1위를 달렸지만, 최근엔 0~1%대로 주저앉았다. 샤오미와 비보‧오포 등 토종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삼성의 영향력이 급속히 약화했다. 또한 기술 차별화가 줄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하고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한 중국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멀어졌다.

한 리서치업체 연구원은 “삼성은 사실상 중국 시장을 포기한 상태”라며 “전 세계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을 버린 채 글로벌 점유율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갤럭시Z 시리즈가 중국 내에서 호평을 받으며 굳게 잠긴 빗장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내 초프리미엄폰 시장이 삼성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확실한 강자 없는 초프리미엄폰 시장에 기회 있어  

시장조사업체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800달러(약 94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 비중은 10% 정도다. 이 시장의 약 30%는 여전히 화웨이가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화웨이가 하이엔드 시장에서 여전히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은 이를 대체할 제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SK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OVX(오포‧비보‧샤오미)의 하이엔드 내 제품 경쟁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갤럭시Z 플립3 [뉴시스]

갤럭시Z 플립3 [뉴시스]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올 2분기 점유율 14%로 선전한 것도 프리미엄폰 시장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512기가바이트(GB) 기준 중국 출고 가격이 각각 1만4999위안(약 269만원), 7599위안(약 136만원)인 갤Z 폴드3와 플립3에 폭발적인 관심이 쏠린 것도 하이엔드 시장 수요가 충분하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애플, 중국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 불가피  

다만, 삼성전자가 중국 프리미엄폰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선 애플은 물론 중국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샤오미와 비보, 오포, 원플러스 등이 잇따라 프리미엄폰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오프라인 유통망 등 판매 채널과 마케팅 측면에서도 중국 업체와 경쟁에서 불리하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의 3세대 폴더블폰이 중국 내에서 이목을 끌었다는 것 자체로 고무적이지만 시장을 넓히기엔 한계가 있다”며 “삼성의 차기 플래그십폰인 갤럭시S22가 전작들의 부진을 씻고 중국 내에서 유의미한 판매량을 기록한다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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