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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중앙대도 신입생 10% 자퇴...이유는 "반수하려고"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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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문. 연합뉴스

서울대 정문. 연합뉴스

남윤서 교육팀장의 픽: 대학생 중도탈락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자퇴나 미등록 등의 이유로 제적된 경우를 중도탈락이라 부릅니다. 대학 중도탈락 학생은 최근 몇년간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4%였던 대학 중도탈락생 비율은 2019년과 2020년 4.6%를 넘었습니다.

중도탈락 사유는 ‘자퇴’가 61.5%로 압도적으로 높고 휴학생이 정해진 기간 내 복학하지 않은 ‘미복학’이 25.4%를 차지합니다. 학사경고나 유급으로 제적당한 학생은 매우 드물고, 대부분은 스스로 학교를 포기한다는 뜻입니다.

중도탈락의 증가는 소위 말하는 하위권 대학에서만 나타나는 일이 아닙니다. 이른바 ‘SKY’라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3개대 평균 중도탈락률은 2007년만 해도 1.1%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2.1%로 높아졌습니다.

서강대, 중앙대도 신입생 10%는 ‘자퇴’  

지난해 12월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입구에서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입구에서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신입생의 중도탈락률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 소재 대학 중에서는 신입생 중도탈락률이 높은 곳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전체 대학 신입생 중도탈락률 평균은 6.9%였습니다. 그런데 서울 소재 대학은 이 수치가 8.1%로 더 높습니다. 지난해 서울 소재 대학생 6834명이 중도탈락했고 그 중 자퇴가 6171명입니다.

특히 서강대(11.8%), 중앙대(10.3%), 한국외대(10.2%) 등 많은 서울 소재 대학이 10%를 넘는 신입생 중도탈락률을 보였습니다. 이들 대학의 신입생 중도탈락 사유는 거의 모두 ‘자퇴’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선망하는 인서울 대학에 들어왔지만 1년도 되지 않아 자퇴하는 학생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종로학원 오종운 평가이사는 대학 중도탈락의 증가가 매년 5만~6만명으로 추정되는 ‘반수생’의 증가 탓이라고 지적합니다. 지방대 학생은 서울 소재 대학으로, 서울 소재 대학생은 SKY 대학으로, SKY 대학생은 의대 등으로 갈아타기 위한 반수가 최근 들어 강화된다는 것입니다.

늘어나는 ‘반수’, 원인은 취업난  

2022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 10일 경기도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교사에게 입시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2022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 10일 경기도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교사에게 입시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반수생은 일단 대학에 입학했다가 다시 입시를 치르는 학생을 뜻합니다. 입시업계에서는 90년대 말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반수가 주목할만한 흐름이 됐다고 봅니다. 그 시기에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최상위 대학, 전문직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졌다는 겁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고3 응시자가 매년 크게 줄어드는데도 졸업생 응시자가 그만큼 크게 줄지 않은 이유가 반수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최근 몇년간 대학 중도탈락률이 다시 높아진 것이나 반수생의 증가도 그때와 배경이 비슷합니다. ‘역대급’ 청년 취업난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고 전공에 따라 일자리 격차도 큽니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의 중도탈락생을 전공별로 보면 공대, 생명과학대, 인문대 등이 많습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의대를 가려는 학생이거나 연고대의 경우 서울대를 가려는 학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되고 있고, ‘학벌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체감하는 사회는 여전히 명문대나 의대를 가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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