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가 푹 빠진 EDM…잘 나가는 DJ는 ‘인·마’로 불리운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1 14:00

영국 DJ 캘빈 해리스는 다양한 이종 장르 음악가들과 협업한 앨범을 종종 내놨다. [사진 소니뮤직]

영국 DJ 캘빈 해리스는 다양한 이종 장르 음악가들과 협업한 앨범을 종종 내놨다. [사진 소니뮤직]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디스크자키(DJ) 캘빈 해리스는 미국의 경영 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DJ로 뽑혔다. 2012년엔 앨범 1장에 실린 8개의 곡이 줄줄이 영국 차트 톱10에 오르면서 마이클 잭슨의 기록을 깨기도 했다.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 장르에서 성공한 DJ로 꼽히는 그는 리한나, 샘 스미스, 엘리굴딩, 퍼렐 윌리엄스, 케이티 페리 등 수많은 이종 장르 음악가들과 협업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캘빈 해리스처럼 EDM 장르에서 성공한 스타 DJ의 특성을 분석한 연구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연구팀은 일렉트로닉 음악 페스티벌(EMF)에서 활동하는 DJ의 성공 배경을 규명했다. EDM 장르에서 명성이 높은 DJ일수록 음악적 정체성이 일관적이고 사회적 네트워크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KAIST 연구진, DJ 네트워크 분석

EDM DJ들 간의 총 인용 네트워크 분석 결과. [사진 KAIST]

EDM DJ들 간의 총 인용 네트워크 분석 결과. [사진 KAIST]

연구진은 우선 2013년부터 2016년까지 9개의 EMF에서 공연한 815명의 DJ 데이터를 수집했다. 총 3164개의 플레이리스트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플레이리스트가 많이 인용된 DJ가 사회적 명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스타 DJ는 음악계의 네트워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연구진이 플레이리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분석(citation network)을 진행했더니, 사회적 명성이 높은 DJ일수록 하이브리드 포지션(hybrid position)에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포지션은 특정 네트워크에서 서로 다른 집단을 연결하는 중개적 위치(brokerage position)에 있으면서 집단 내 응집력이 높은 위치(cohesive position)에 있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원재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특정 집단의 중심에 있으면서 다른 집단과 연결되는 하이브리드 포지션은 새로운 기회와 자원의 유입을 조절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처럼 스타 DJ가 하이브리드 포지션에 위치한 배경을 EDM DJ 특유의 리믹스(Remix) 문화에서 비롯한 것으로 봤다. 리믹스는 기존 음원을 다른 형태로 혼합해 다른 음악으로 재창조하는 기법이다.

“스타 DJ는 본인의 리믹스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장르에서 유명한 음악을 본인 장르로 재해석한다”며 “이 과정에서 본인이 속한 장르 집단의 위상이 높아지고, 동시에 다른 장르와 크로스오버 협업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독특한 건 EDM 분야에서 유독 테크노(Techno) 장르의 DJ는 크로스오버를 지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다른 장르의 음악과 리믹스하는 대신, 대체로 테크노 음악의 정체성만을 고수해 ‘갈라파고스화’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DJ 특유의 리믹스 문화 영향…테크노 장르는 이질적

인용 네트워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DJ 30명의 위치. [사진 KAIST]

인용 네트워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DJ 30명의 위치. [사진 KAIST]

한편 명성이 높은 스타 DJ일수록 확고한 음악적 정체성을 표방했다. 연구진이 해당 기간 DJ가 발매한 음원 장르, BPM(beats per minute)과 키스케일(Key Scale)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일관된 기준을 유지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위형석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사는 “새로운 스타일·장르가 끊임없이 탄생하는 음악 시장에서, 스타 DJ들은 자신만의 가치 기준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이를 “음악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DJ가 사회적 명성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결국 EDM과 같은 신흥 장르 시장에서는 DJ의 음악적 정체성과 사회적 위치가 시장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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