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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 해주세요" 했더니, 5살 아이 두팔 X자로 제압한 경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일 오후 광주 북구경찰서 일곡지구대에서 경찰관이 5살 아이에게 과잉대응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아이의 신체에 생긴 상처의 모습. 뉴스1

지난 4일 오후 광주 북구경찰서 일곡지구대에서 경찰관이 5살 아이에게 과잉대응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아이의 신체에 생긴 상처의 모습. 뉴스1

광주의 한 지구대에서 경찰관이 자신의 5살 아이를 과잉진압했다는 부모의 주장에 제기됐다. 해당 지구대 측은 아이가 위험하게 밖으로 뛰쳐나가려 해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했을 뿐 과잉진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11일 광주 북부경찰서 일곡지구대 등에 따르면 미아방지 실종아동예방 지문등록 과정에서 5살 아이를 과잉진압했다는 엄마 A씨(37)의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A씨는 지난 8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제발 도와주세요. 5살 아이가 경찰관에게 과잉진압을 당했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경찰과 A씨에 따르면 A씨는 다섯 살배기 아들과 일곡지구대 앞을 지나다 “너 자꾸 엄마 때리면 경찰 아저씨한테 혼내주라고 한다”고 겁을 줬다. 마침 경찰관 한 명이 지구대 앞에 있었고 A씨는 장난을 섞어 경찰에게 “우리 애 좀 혼내달라. ‘이놈’ 해달라”고 했다.

경찰관은 미아방지 지문등록을 했느냐고 물었고 A씨가 하지 않았다고 하자 “들어가서 등록하고 가라”고 안내했다.

A씨는 지구대 안으로 들어가 관련 서류를 작성했다. 그러나 지구대 방문이 처음이라 놀란 아이가 계속해서 A씨를 때리면서 소란을 피웠고 A씨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아이를 달랬다.

그러자 한 경찰관이 소리를 버럭 지르며 “병원을 데려가든 어쩌든 집에서 해결해야지, 이게 무슨 짓이냐. 확 그냥 때릴 수도 없고”며 화를 냈다.

이에 A씨는 “아이를 때리겠다는 것이냐, 나보고 애를 때리라는 거냐”며 항의했다.

언쟁이 오가자 아이는 계속 울고 떼를 썼다. 그러자 한 경찰관은 갑자기 아이의 두 팔을 X자로 잡은 채 강제로 눕혔다.

A씨는 “경찰관들에 의해 아이는 두 팔을 X자로 한 채로 시체처럼 온몸이 눕혀져서 진압을 당했고, 아이가 숨이 안 쉬어진다고 몇 번을 이야기해도 놓아주질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이는 두 무릎에 상처가 나고 복사뼈(부근)에는 멍이 들었다”며 상처를 찍은 사진도 올렸다. 이어 “(가해 경찰관이 누군지 몰라) 용기를 내 다시 찾아갔지만, 개인신상 정보라며 누군지 말을 해주지 않고, CCTV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광주 북부경찰서 일곡지구대는 “A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구대 관리반 관계자는 “당사자 경찰관을 만나게 해주려고 했다. 외근 나갔던 경찰관이 돌아오는 와중에 잠깐 기다리던 A씨가 가버려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과 A씨 양측 주장이 다른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지역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공연하게 사실인 것처럼 퍼진다면 그에 따른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확히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르고 주장이 어긋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면서도 “친절을 베풀려고 했던 것이 과잉진압으로 묘사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지구대 내 CCTV를 확인했다”며 “영상에 소리는 없지만 경관의 힘에 아이가 반동돼 휘둘리고 두 명의 경관이 다리와 어깨, 머리 등을 압박하는 모습이 촬영됐다”고 뉴스1을 통해 밝혔다. 이어 “지구대장은 직원의 미숙한 일 처리에 대해 사과했지만 경찰의 그동안 태도를 보면 이미 신뢰가 깨졌다”며 “나에게 ‘부모 같은 마음으로 그랬을 것’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항상 지켜주겠다며 아동 캠페인을 하는 경찰들이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묻자 아무 말도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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