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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축하파티 열었던 北엘리트, 그는 왜 尹을 택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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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8월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청년 싱크탱크 '상상23'의 출범식. 윤 전 총장 왼쪽에 앉은 남성이 탈북민 김금혁씨다. 유튜브 캡처

8월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청년 싱크탱크 '상상23'의 출범식. 윤 전 총장 왼쪽에 앉은 남성이 탈북민 김금혁씨다. 유튜브 캡처

8월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청년 싱크탱크 ‘상상23’ 출범식. 윤 전 총장의 오른편에 앉은 검은 정장 청년에게 시선이 갔다. 몸에 딱 맞는 정장 상의에 살짝 기장이 짧은 바지, 세련되게 정돈한 머리까지 영락없는 한국의 20~30대 청년의 모습이었다.

수소문해 찾은 그의 이름은 김금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올해 갓 서른이 된 탈북민이었다. 당시 상상23의 연구위원이던 그는 얼마 뒤 윤석열 캠프에 합류해 정무실 산하 정무기획실 팀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김씨의 이력은 독특하다. 평양직할시 출신의 그는 북한의 0.1% 초상류층 엘리트 출신이다. 김씨는 평양외국어학원을 졸업한 뒤 북한의 수재들이 모인다는 김일성종합대학 영어영문학과에 들어갔다. 2학년 재학 중이던 2010년 초엔 해외 유학생으로 선발돼 중국의 베이징어언대에 입학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북한 정권에 정말 충성스러웠고, 북한이란 나라에 자부심도 있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탈북민 김금혁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난세일기'에서 탈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탈북민 김금혁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난세일기'에서 탈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대학 졸업만 하면 북한 외교관으로서의 삶이 보장된 상황이었지만, 그해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함께 강의를 듣던 한국 유학생들과 천안함 폭침에 대해 토론하던 김씨는 그때부터 북한 체제의 실상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함께 중국으로 온 일부 북한 유학생들과 비밀 독서모임을 조직했다. 한국 및 민주주의 관련 서적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고 밑줄을 치며 책을 돌려봤다고 했다. 그러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이들은 한데 모여 축하 파티를 열었고, 이 일이 북한 보위부의 감시망에 걸려들며 김씨는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

한국으로 온 김씨는 “북한의 국가 정상화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2013년 고려대에 입학하며 전공은 정치외교학을 택했고, 바른정당 청년정치학교를 수료했다. 10일 그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정치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탈북민이다 보니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더 늙기 전에 북한에 민주 정부를 설립하는 등 국가 정상화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북한 문제를 올바르게 바라보고, 북한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포진해야 북한을 제대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뜻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서 정치를 택했다.”
그중에서도 윤석열 캠프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부터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호감을 가졌다. 저는 현 정부를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사람들이라고 정의를 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런 사람들에 맞섰다. 그가 ‘민주주의의 이름을 뒤집어쓴 독재가 있을 수 있다’는 경고음을 냈을 때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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