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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시총 21조 증발한 빅테크, 규제 필요할까요?

중앙일보

입력 2021.09.11 08:00

업데이트 2021.09.12 21:25

팩플레터 140호, 2021.09.10

Today's Topic
시총 21조 증발한 플랫폼 규제 필요할까요?  

그래픽=한건희 디자이너

그래픽=한건희 디자이너

‘금요 팩플’ 설문 언박싱입니다! 지난 화요일(9월 7일)엔, '플랫폼, 갑(甲)행 열차 하차할 수 있을까?'를 보내드렸죠. 레터는 박민제·정원엽·유부혁 기자가 함께 취재했는데요, 정원엽 기자의 취재 후기를 먼저 전해드릴게요.

레터를 드리기 전날(6일) 네이버의 주가는 45만 4000원, 카카오의 주가는 15만 4000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언박싱레터를 쓰고 있는 9일, 종가 기준 네이버는 39만 9000원을, 카카오는 12만 8500원을 기록했습니다. 사흘새 사라진 시가총액은 양사 합쳐 21조원, 총 15%가량이 증발했습니다.

네이버·카카오 주가급락은 7일 정부와 여당의 메시지 영향이 컸습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가 위법이라고 발표했고, 여당(더불어민주당)은 '플랫폼 규제' 드라이브를 걸며 을지로위원회를 가동시켰습니다. 이를 두고, 투자업계에선 "미국에서도 정부의 플랫폼 규제 움직임이 있었지만 결국 GAFA는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며 단기 악재로 보고 있지만,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 레터에서 말씀드렸듯, 코로나 이후 더 빠르고 과감하게 영역을 확장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이제 '티핑 포인트(분기점)'에 이른 것 같습니다. 특히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걸 주목합니다. 정치는 여론에 민감한 '생물'이라, 플랫폼 기업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고조되던 찰나를 정치권이 픽(Pick)한 것일 수 있습니다. 기술 권력으로 급부상한 IT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정치 권력의 견제 혹은 길들이기일 수도 있고요.

사실 어떤 분야건 권력(Power)이 있는 곳에 감시와 견제는 필요합니다. 플랫폼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만큼, 이들이 시장과 생활의 중심이 되었다면 점검할 필요는 있습니다. 법에 사각지대가 있으면 안되는 것처럼요.

하지만 플랫폼 규제가 '중국식 플랫폼 잡기'가 되진 않을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중국은 작년 알리바바에 이어 바이두·텐센트·샤오미·바이트댄스(틱톡 운영사)·디디추싱(모빌리티)·메이투안(배달)·JD닷컴(커머스) 등 전방위적인 플랫폼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반(反)독점'과 '공동 번영'이란 명분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가 정부의 갑작스런 규제로 글로벌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사실 '비난'은 쉽지만 '비판'은 어렵습니다. 비판은 '이해와 분석'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플랫폼이 주장하듯 "객관적 데이터와 소비자 편익을 따져 보자"는 말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플랫폼 규제는 '갑·을'이나 '선·악'을 가르는 논의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우선 순위에 놓을 것이냐의 문제이고, 향후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 문제니까요. '갑을 프레임'은 살짝 내려놓고 '플랫폼이란 무엇인가'를 팩플과 함께 탐구해 보시죠.

자 그럼 이제 설문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 보실까요?

그래픽=한건희 디자이너

그래픽=한건희 디자이너

지난 팩플레터(2021.9.7)에선, 플랫폼에 쏟아지는 비판을 찬찬히 뜯어봤어요. "커지는 국내 플랫폼, 규제가 필요할까?"라는 질문에는 81.7%의 응답자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셨어요. '규제가 필요없다'는 응답은 18.3%에 불과했네요.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신 분들의 구체적 이유를 살펴볼까요.

그래픽=한건희 디자이너

그래픽=한건희 디자이너

44.9%는 '여러 산업 분야로 확장하며 독과점 양상을 보여서'라고 답하셨네요. 플랫폼이 전방위로 영역을 확장하며, 지배력을 키우는 걸 우려하신 답으로 보입니다.

이어 3개의 답변이 모두 동일하게 18%로 나왔네요. '사회·경제 등 전방위로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서', '입점업체·골목상권,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필요해서', '플랫폼이 중개만 한다고 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에'가 동수를 얻었습니다.

비슷한 비율의 답이 나온 건 개별 응답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고 독과점 양상을 보이다 보니 각종 보호장치가 필요해지기 때문이겠죠. 플랫폼의 책임 회피도 어떻게 보면 소비자 보호와 닿아 있습니다. 기타 의견으로는 '독과점과 무관하게 이용자의 편의성이나 플랫폼 노동자(입점자)의 안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럼 '규제가 필요 없다'고 답하신 분들의 의견을 살펴볼까요.

그래픽=한건희 디자이너

그래픽=한건희 디자이너

60%는 '전통산업에도 혁신이 필요한데,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기 때문'이라고 답하셨습니다. 플랫폼 덕에 택시도 좀 더 수월하게 잡게 됐고, 더 싸고 편하게 숙소를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된 건 사실이죠. 플랫폼이 여러 분야에 진출해 기존 산업과 경쟁하며 '혁신의 메기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의미로 보입니다.

이어 '국내 플랫폼 경쟁력이 있어야, 해외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어서', '플랫폼 산업의 진흥이 중요한지, 규제가 중요한지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란 의견이 동일하게 15%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내는 아직 플랫폼 독과점 상황이 아니라서'라는 답이 10% 있었습니다. '규제가 필요없다'고 답하신 분들은 전통산업의 변화와 신산업의 진흥에 우선 순위를 두신 걸로 해석됩니다. 물론 신중하게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보시기도 하셨구요.

마지막으로 '시장 경쟁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골라주세요'라는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래픽=한건희 디자이너

그래픽=한건희 디자이너

31.2%가 '모빌리티' 분야를 꼽아주셨네요. 작년 4월 타다 베이직의 서비스 중단 후 카카오모빌리티(서비스 카카오T)가 시장을 주도하며 마땅한 경쟁자가 사라졌다고 레터에서 분석드렸는데요. 이런 점과 카모의 최근 스마트 호출료 인상 논란 등을 보시고, 모빌리티 시장에 경쟁이 더 필요하다고 보신 것 같아요. 다음으론, 커뮤니케이션(메신저) 분야를 꼽으신 분이 22%로 뒤를 이었습니다. 카카오의 핵심 자산인 카카오톡이 10년 이상 압도적인 1등 자리를 차지하고 있죠.

이어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 등이 경쟁 중인 배달 시장(15.6%), 금융(11%), 이커머스(7.3%), 검색(6.4%)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배달과 이커머스는 최근 2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고, 금융도 인터넷뱅크 등으로 기존 판도가 흔들리는 중이죠.

오늘 팩플언박싱, 흥미로우셨나요? 팩플은 여러분의 성장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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