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뼈 무조건 깎으면, 입체감 없고 밋밋한 얼굴 될 수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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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호 28면

뷰티풀 데이즈

십수 년 전 관상을 보는 사람이 광대뼈 윤곽을 고치고 싶다며 내원한 적이 있다. 한눈에 봐도 광대뼈가 돌출돼 있어 인상이 부드럽지 않았다. 관상학적으로 두드러진 광대뼈는 드센 팔자를 암시하고 있으니 팔자를 펴기 위해서, 자신의 업을 위해서 광대뼈를 손봐야 하는 일이었다. 굳이 관상학까지 갈 필요도 없다. 얼굴에서 눈 주변 부위 윤곽을 형성하는 것이 광대뼈다. 광대뼈 윤곽이 두드러지면 얼굴이 넙데데하게 보이거나 고집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외모와 첫인상이 한층 더 중요해진 요즘, 광대뼈 윤곽성형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광대뼈 윤곽성형을 고려하는 대부분의 동양인은 정면에서 봤을 때 넓고 억세게 보이는 얼굴을 좁고 부드럽게 변화시켜 입체적인 얼굴형을 갖기를 기대한다.

숙련된 집도의, 해부학 전문지식 필요

얼굴을 삼 등분했을 때 가운데 부분인 중안면부의 윤곽을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부위가 광대뼈다. 얼굴의 넓이를 결정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필자가 윤곽 수술을 집도한 사례 중 쌍둥이 자매가 네 쌍이나 있었다. 그중 두 쌍의 일란성 쌍둥이 자매는광대뼈성형술을 다른 곳에서 받고 2차 수술을 필자에게 받았다. 근데 이들은 쌍둥이임에도 1차 수술을 받은 곳이 달랐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수술을 받았기에 필자가 수술할 당시 광대뼈의 조건·상태는 서로 많은 차이가 있었고 수술 후 변화 정도도 차이가 있었다.

광대뼈가 형성하는 얼굴 가운데 부분의 윤곽은 눈 아래쪽에서 앞으로 두드러져 보이는 앞광대와 정면에서 봤을 때 관자놀이에서 아래 뺨으로 연결되는 옆광대로 나눌 수 있다. 요즘에는 조금 더 세분화해 앞광대에서 옆광대로 이행되는 일부를 ‘45도 광대’, 옆광대의 가장 뒤쪽 부위를 ‘후방광대’라고 칭하기도 한다.

광대뼈 성형수술을 원하는 사람 대부분은 부드럽고 입체감 있는 윤곽을 원한다. 하지만 수술 방향이 잘못되면 수술 후에도 넙데데한 이미지는 개선되지 않고 입체감이 사라져 더 밋밋한 얼굴형이 돼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집도의가 뼈의 절골 위치와 절골 상태 등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이동된 뼈를 새로운 위치에 제대로 고정하지 않을 경우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크고 두드러진 광대뼈를 작고 부드럽게 다듬어주는 수술은 주로 입안을 통해 진행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수술 흉터를 눈에 띄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특히,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광대뼈 수술의 방향은 뼈의 일부를 잘라내고 줄이는 것이 아니라, 뼈의 연속성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뼈의 위치를 안쪽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다행히 광대뼈 아치의 안쪽에는 충분한 공간이 있기 때문에 그 공간을 활용해 두드러진 광대뼈 부위를 이동시켜야 입체감을 유지하면서 작고 부드러운 얼굴형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앞 광대 혹은 45도 광대가 두드러진 것이 고민이라면 입 안쪽 절개만으로 두드러진 광대뼈의 몸통인 관골체부를 절삭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효과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정면에서 봤을 때 관자놀이에서 뺨으로 이어지는 얼굴 윤곽선 일부가 다소 두드러져 보이는 게 개선되기를 바라거나 넓은 얼굴 폭이 효과적으로 줄어들기를 기대한다면, 후방광대를 포함한 옆광대 축소를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옆광대의 윤곽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광대뼈 아치를 안쪽으로 이동시켜서 정확한 위치에 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부 안쪽 깊숙이 자리한 얼굴 뼈의 형태를 다듬는 수술은 굉장히 숙련된 집도의의 경험과 해부학적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그런데 광대뼈 형태를 다듬는 고난도 수술을 불과 십여분 내에 간단하게 마칠 수 있다거나 별다른 고정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등의 광고들이 최근 간혹 보인다. 만약 이 광고대로 수술이 이뤄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불유합, 볼처짐을 거론할 수가 있다.

불유합은 광대뼈를 수술하면서 인위적으로 절골한 부위의 뼈가 제대로 붙지 않고 벌어져서 틈새가 생긴 경우를 말한다. 불유합이 발생하게 되는 흔한 원인은 광대뼈 수술 시 절골 부위의 뼈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거나 광대뼈의 일부를 과도하게 잘라내버린 경우다. 불유합이 발생할 경우 뼈의 상태가 안정된 상태로 유지되지 않고, 아래쪽으로 처져버리거나 얼굴 윤곽이 부분적으로 함몰돼 얼굴이 울퉁불퉁하게 보일 수 있다. 볼처짐은 광대뼈 수술 후 팔자주름이 더 깊어지고 뺨 부위의 피부가 아래로 처져 보이는 현상이다. 볼처짐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앞광대의 윤곽을 담당하는 광대뼈의 체부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들 수 있다. 얼굴 뼈에서는 이를 둘러싸고 있는 연부조직을 지탱하고 있는 유지인대가 뼈에서 피부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수술과정에서 이 부위를 잘라내면 수술 후 볼처짐이 필연적으로 동반된다. 게다가 앞광대의 윤곽을 담당하는 광대뼈 몸통 부위를 잘라내면 자칫 얼굴의 입체감이 사라지고 평면적인 얼굴형이 돼 되레 나이 들어 보이게 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중년은 안면거상술 함께 하면 좋아

광대뼈성형술을 고민하는 분들이 가장 중요하게 짚어봐야 할 부분은 얼굴 윤곽의 전체적인 조화다. 아래 얼굴의 윤곽이 각지고 두드러져 보이는 얼굴형에서 광대뼈만 줄이면 얼굴의 전체적인 윤곽이 다소 직사각형으로 변해 더 무겁고 우울하게 보일 위험이 있다. 광대뼈성형술 후 땅콩형 얼굴형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관자놀이의 볼륨감을 형성하는 근육과 지방패드를 줄이는 수술, 광대뼈 아래 뺨 부위의 심부볼 지방을 제거하는 수술을 함께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옆광대와 더불어 관자놀이 부위도 전체적으로 넓은 경우라면, 광대뼈축소성형술과 동시에 관자놀이의 볼륨감을 형성하는 근육과 지방패드를 축소하는 수술까지 하는 것이 좋다.

피부의 탄력이 다소 떨어진 중년의 경우 광대뼈성형술과 함께 안면거상술을 고려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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