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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들고나온 조성은 "김웅, 중앙지검은 절대 안 된다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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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ㆍ15 총선 직전 ‘윤석열 검찰’이 야당에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의 최초 제보자가 베일을 벗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인 조성은씨는 10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제가 대검과 다른 수사기관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 사람이 맞다”고 말했다. 이날 조씨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지검이 아닌 꼭 대검 민원실에 고발장을 접수하라고 했다”며 새로운 사실도 밝혔다.

야당을 통한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임을 밝힌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수사기관에 제출한 증거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JTBC 캡처

야당을 통한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임을 밝힌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수사기관에 제출한 증거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JTBC 캡처

조씨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김웅 의원이 지난해 4월 8일 고발장을 텔레그램으로 전송한 후에 전화했다”며 “‘대검 민원실에 접수하십시오. 절대 중앙지검은 안됩니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총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은 친여권 검사로 꼽히던 이성윤 서울고검장이었다. 다만 조씨는 고발장을 전달받은 이후 “(김 의원을) 만나거나 연락한 적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준성 검사로부터 고발장 초안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손 검사는 고발장을 작성한 적도, 김 의원에게 전달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손 검사로부터 받았는지 기억 안 난다”고 했다.

조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관련 자료가 든) USB와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 최근 이미지 캡처에 사용한 휴대전화 등 3개를 각 수사기관에 직접 제출해 포렌식 절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한 시점은 고발 사주 의혹이 최초 보도되기 이전 시점이라고 했다. 조씨는 “의혹에 대한 신뢰를 깎기 위해 사람들이 저를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때문에 빨리 수사기관에 직접 제출해서 보도되기 전 자료의 가치 훼손을 최소화시키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조씨는 해당 자료를 고발 사주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뉴스버스'에 제보한 경위에 대해선 "제보라기보단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뉴스버스 취재기자와 온·오프라인으로 교감을 하고 있었다"며 "그 기자와 어떤 일을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다가, 윤 전 총장이 이슈여서 관련 이야기까지 하게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자신의 신원을 밝히게 된 계기로 8일 각각 진행된 김 의원과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을 꼽았다. 그는 “깜짝 놀랄만한 두 분의 기자회견을 보고 법적 조치를 안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했다”며 “검찰총장을 역임했던 사람과 검찰 출신 의원이 해선 안 되는 이야기를 했다.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반드시 형사 및 민사 등 법적 조치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보자의) 신상과 과거 여의도판에서 어떤 일을 벌였는지 다 들었다”며 “요건도 맞지 않는 사람을, 언론에 제보하고 다 공개한 사람을 느닷없이 공익 제보자로 만들어 주느냐”고 비판했다. 조씨가 제보한 자료에 대해선 “괴문서”로 지칭했다.

조씨는 자신이 ‘특정 여권 캠프에 속해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굉장히 황당하고 모욕을 당하는 느낌”이라며 “저는 이번 대선에 나오는 후보들이 다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엔 애초부터 참여할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제보자 조성은은 누구=조씨는 디자인 분야 스타트업 업체를 운영하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를 돕기 시작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고 한다. 2016년 초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계와 갈등하던 반문(반문재인)계가 탈당해 만든 국민의당에 들어가 총선 공천관리위원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2018년엔 안철수계와 등을 등진 박지원 현 국정원장 등과 함께 탈당해 민주평화당 창당에 합류했지만, 얼마 뒤 탈당한 뒤 지난해 1월엔 '브랜드뉴파티' 창당에 동참했다.

이후 범보수 세력 통합 과정에 참여하면서 미래통합당에 입당했고, 지난해 총선에서 선대위 부위원장까지 지냈다. 조 씨의 아버지인 조현국 변호사는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북 구미갑 지역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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