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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지지율이 심상찮다…윤석열·홍준표 동시출격 '주말 혈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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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정치권에서 흔히 대구·경북(TK)을 ‘보수의 심장’이라고 부른다.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2018년 지방선거 때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궤멸적 패배를 당할 때도 대구시장(권영진)과 경북지사(이철우)는 야당 차지였다.

그런 TK에서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 초까지 야권 대선 후보들의 혈투가 벌어진다. 먼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홍준표 의원이 10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TK 순회를 한다.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11일 대구를 찾아 하루 동안 8개 일정을 소화한 뒤 13일 다시 1박 2일 일정으로 경북·경남을 찾는다.

먼저 대구를 찾은 홍준표 의원은 10일 오전 국채보상기념공원 방문을 시작으로 서문시장 방문, 대구시당·경북도당 당원 인사, 기자 간담회,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정책간담회 등 5개 일정을 소화했다.

홍준표 “TK 일정 마치면 압도적으로 윤석열 앞설 것”

홍 의원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복당 전이던 지난 4월 말과 비교해)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최근에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이루고 대구에 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이번에 대구·경북 일정을 마치면 골든크로스가 아니고 압도적으로 (윤석열 전 총장을) 앞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나오길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이 지사는 인파이터이고 저도 인파이터”라며 “인파이터 경력으로 따지면 이 지사는 제게 게임이 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제가 정치하면서 가장 벗어나기 어려웠던 것이 막말프레임”이라며 “그런데 이 지사는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했다. 대선이 시작되면 전국 유세장에 쌍욕을 사흘만 틀면 대통령 선거는 끝난다”고 말했다. “(욕설을 들은) 국민들이 이 지사를 어떻게 찍느냐”는 주장이다.

서문시장서 지지자들에게 손 흔드는 홍준표   (대구=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0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노점에서 식사하다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1.9.10 [홍준표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tk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문시장서 지지자들에게 손 흔드는 홍준표 (대구=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0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노점에서 식사하다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1.9.10 [홍준표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tk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홍준표 “(고발 사주 의혹 사건) 정치 공작 모는 건 어처구니 없다”

홍 의원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 관해선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한테 자료를 주고 그 자료를 주는 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양해했느냐가 (가려야 할) 팩트다. 그 팩트만 가리면 될 걸 (윤 전 총장이) 정치 공작으로 몰고 가느냐”며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또 “나중에 공작과 다른 팩트가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고도 했다.

이날 홍 의원이 가는 곳에는 인파가 몰렸다. 일부 지지자는 홍 의원 일행을 따라다니며 최근 유행하는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 “무대홍”(무조건 대통령은 홍준표)을 외치기도 했다.

윤석열, 당초 없던 TK 일정 급히 잡아 맞불 

윤석열 전 총장 측도 TK의 중요성 때문에 1차 경선(9월 15일)을 앞두고 급히 TK 방문 일정을 만들었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원래 예정된 일정은 아니고 최근 상황을 고려해 TK를 찾게 됐다”며 “1차 경선에서 1등을 하고 나면 분위기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같은 때에 TK를 방문하게 되니 비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누구에게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지를 보면 민심을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 수치에서도 최근 TK 민심은 요동치는 상황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지난 6~8일 조사해 지난 9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TK 지지율에 변화가 감지됐다. TK에서 홍준표 의원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14%(9월 2일)에서 30%(9월 9일)로 1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같은 기간 44%에서 20%로 24%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여론조사 결과를 지역별로 나눠 분석할 경우 오차범위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지역 여론엔 일단 변화가 느껴진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7일 조사해 지난 9일 공표된 리얼미터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흐름은 비슷했다. TK만 봤을 때 홍 의원은 20.6%(8월 24일)에서 37.2(9월 9일)%로 16일 만에 16.6%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윤 전 총장도 30%에서 33.1%로 3.1%포인트 올랐지만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TK에서 홍준표 지지율 급상승…전체 적합도 여전히 윤석열 앞서

다만, 여야 후보 모두를 놓고 적합도 조사를 했을 때 NBS 조사에선 22%(윤석열) 대 20%(홍준표), 리얼미터 조사에선 32.4%(윤석열) 대 22.6%(홍준표)로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을 여전히 TK에서 앞서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홍 의원의 TK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에서 호남이 그러하듯 국민의힘에 TK는 전략적 요충지다. TK 민심을 잡아야 경선에서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를 상대로 한 ‘국민 시그널 공개 면접’ 행사의 진행을 맡은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TK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 정권 교체 열망이 높은 곳일 것”이라며 “국민의힘 경선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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