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 女교수, 독벌레 정글을 누비다…25년간 66개국 여행

중앙일보

입력 2021.09.10 16:55

수다 마할링암 박사는 66살 때 호주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모습. 사진 수다 마할링암 블로그

수다 마할링암 박사는 66살 때 호주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모습. 사진 수다 마할링암 블로그

전갈과 뱀이 우글거리는 데다 나뭇잎이 1m나 쌓인 땅을 겁 없이 걸은 여자. 스카이다이빙을 처음 한 나이는 66살. 본업은 경제학자이지만, 위험한 여행을 즐기는 모험가인 수다 마할링암(70)의 이야기다. 그는 25년간 6개 대륙의 66개국을 여행했다. 철저한 준비를 했을 듯 하지만 실은 바쁜 일상 탓에 즉흥 여행이었다는 경우가 많았다고. 그런 그를 CNN이 지난 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모험을 사랑하는 에너지 경제학자 

인도 벵갈루루에 사는 마할링암은 인도 국가안보자문위원회 위원을 지낸 저명한 에너지 경제학자다. 국제에너지기구 컨설턴트나 세계 유수 대학에서 방문학자로 일하면서 틈틈이 여행을 했다. 여성이 홀로 여행하는 건 위험하다는 편견이 강했던 시절부터 나홀로 여행을 즐겼다. 출장 중 갑자기 여행을 하게된 경우도 많았지만, ‘안전한’ 여행을 선호하는 남편과는 여행 취향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방문한 그리스 크레타섬에서. 1000장이 넘는 수다 마할링암의 여행 사진엔 마할링암이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대부분 그가 직접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사진 스다 마할링암 블로그

2009년 방문한 그리스 크레타섬에서. 1000장이 넘는 수다 마할링암의 여행 사진엔 마할링암이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대부분 그가 직접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사진 스다 마할링암 블로그

그가 가장 좋았던 여행지로 꼽는 곳은 2019년 다녀온 마다가스카르다. 오로지 여우원숭이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치리히비나 강을 따라 3일간 화장실도 없는 작은 배를 타고 찾아간 곳, 서부 지역의 칭기. 그곳에서 뾰족한 암석들이 빽빽하게 솟아오른 바위산을 오른 끝에 여우원숭이를 마주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도 기억에 남는 여행지다. 사방에 소름 끼치는 독벌레들이 있고 나뭇잎이 1m 높이까지 쌓여있던 곳이다. 그 땅을 밟는 순간 언제 전갈이나 뱀에게 물릴지 모르는 일. 그는 ”아마존 정글도 다녀와 봤지만, 보르네오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였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익스트림 스포츠는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스쿠버다이빙과 행글라이딩,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트래킹까지 섭렵한 그는 66살 땐 호주 울룰루에서 스카이다이빙도 했다.

“자연, 사람 모든 여행에서 의미 찾아”

인도 에너지 전문가인 수다 마할링암 박사는 25년간 66개 국가를 여행한 모험가다. 사진 수다 마할링암 블로그

인도 에너지 전문가인 수다 마할링암 박사는 25년간 66개 국가를 여행한 모험가다. 사진 수다 마할링암 블로그

그의 여행에선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체코에 무비자로 입국하고 황열병 예방접종을 받지 않아 케냐 나이로비 공항에서 붙잡힌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란의 기념비에 실수로 갇힌 적도 있다.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1997년 여행했던 카슈미르에서다. 마할링암이 탄 차량은 주행 중 한 무장세력으로부터 총격을 받았고, 총알은 차량 바퀴 윗부분을 스쳤다. 그는 “그땐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뒤에 웅크리고 앉아 스릴 넘친다며 웃고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어리석었다”고 했다.

마할링암은 모든 여행에서 의미를 찾아낸다. 오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에게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려줬고, 인류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갖게 했다. 땅에 주어진 모든 환경을 감사하게 여기며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호주 원주민이나 젊은 청년들이 인생의 파트너를 결정할 때까지 함께 사는 인도 바스타르 부족은 특히 인상 깊었다. 마힐링암은 “인도 사회는 남녀 간 접촉을 금기시하지만, (바스타르에선 젊은이들에게) 자연스러움을 존중하고 충분히 꽃피울 시간을 준다”며 ”매우 놀라운 삶의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70살이란 나이도, 코로나19도 그의 열정을 막진 못한다. 그는 요즘도 십수 시간씩 차를 타고 국내를 누비며 여행 중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클리퍼 세계일주 요트대회에 참가하고 싶다는 그가 꼽는 여행 버킷리스트엔 콜롬비아, 파타고니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이 담겨있다. 하지만 버킷리스트 완수는 어려울 듯하다. “앞으로 10년간 매년 3곳씩 다니더라도 버킷리스트는 실행하지 못할 거에요. (가보고 싶은 곳이 아직) 꽤 많거든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