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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도 입었다…'레깅스 샤넬' 노리는 이 회사, 올 700억 벌었는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의 화보

국내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의 화보

"한국의 룰루레몬(lululemon)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큽니다."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 운영사인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에 대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룰루레몬은 1998년 캐나다 기업 룰루레몬 애슬레티카가 설립한 브랜드로, 전 세계 요가복 1위 업체다. '요가복의 샤넬'로 불린다.

시장에서 이런 평가까지 받는 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국내 '레깅스 열풍'을 이끌고 있어서다. 운동복이지만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애슬레저'(athletic+leisure)가 유행하며 회사도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최근엔 '통 큰 배당'으로 투자자의 이목을 끌었다.

국내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의 화보.

국내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의 화보.

연예인 모델 효과도 한몫

이 회사는 2017년 설립된 미디어 커머스 업체다.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와 위생관리 브랜드 '휘아', 남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마르시오디에고', 여성 활동복 브랜드 '믹스투믹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회사 존재감을 세상에 알린 브랜드는 젝시믹스였다. '셀라 레깅스'로 뱃살이 사라지는 동영상이 널리 회자하면서다. 탁월한 몸매 보정 효과로 '뱃살 지우개 레깅스'란 애칭까지 붙으며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광고 모델 효과도 한몫했다. 가수 제시와 김종국, '짐승돌 그룹' 2PM 등 실제 운동을 즐기는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며 남심과 여심을 저격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홈트족'이 늘고, 재택근무가 확대된 사회적 분위기도 맞물렸다. 일터와 집터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일하는 복장에 대한 고정관념이 희석된 것이다.

레깅스 마니아 이모(33)씨는 "집에서 일하거나 운동할 때는 물론, 외출할 때도 레깅스를 즐겨 입는다"며 "민망하지 않냐는 지적도 있지만, 너무 편해 벗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 결과 젝시믹스는 뮬라웨어, 안다르와 함께 국내 레깅스 '톱3'로 자리 잡았다. 지난 2월 한 설문 조사에서는 젝시믹스가 '셀럽'(유명인)이 가장 선호하는 레깅스 브랜드 1위로 꼽혔다.

덕분에 회사 실적도 고성장세다. 2018년 217억원이던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매출액은 지난해 1397억원으로 2년 새 7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한 86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젝시믹스 매출은 703억원으로, 전체 실적의 81%에 달했다.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등을 활용한 마케팅이 힘을 더했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하반기에도 젝시믹스 위주의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며 "3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액과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이 회사는 성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나섰다. 지난 9일 상장 후 첫 분기 배당을 한다고 밝혔다. 주당 배당금과 지급 일정 등은 추후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3분기 이익 증가가 예상돼 배당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보통주 1주당 110원으로 총 20억원 규모의 결산 현금배당을 진행했다.

레깅스룩을 입은 씨스타 다솜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레깅스룩을 입은 씨스타 다솜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주가는 최고가 행진 중

현금 배당 기대에 주가도 화답했다. 10일 코스닥 시장에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전날보다 6.49% 오른 1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70% 넘게 뛰며 최고가 행진 중이다. 이는 룰루레몬의 주가 행보와도 비슷하다. 9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룰루레몬은 전날보다 10.47% 급등한 420.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18% 뛰었다. 주가를 밀어 올린 건 실적 호조 덕이다. 룰루레몬은 지난 2분기 매출이 14억5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 순이익이 2억8100만 달러로 전년보다 각각 61%, 140% 늘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브랜드엑스가 젝시믹스에 대한 매출 쏠림에 따른 시장의 의구심이 있지만, 성장성이 좋아 주가 전망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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